화성-17형 성공 자축 이벤트로 대체
경제난에 주민 의식한 것이란 관측도
북한이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인 29일을 대형 이벤트나 도발 없이 차분하게 넘어가는 분위기다. 북한에 2017년 11월 29일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3,000㎞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역사적인 날이다. 주요 기념일인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온 북한의 그간 패턴과는 다른 행보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이날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직접 조명하거나 관련 대외 메시지를 전하는 기사는 일절 싣지 않았다. 대신 '강대한 조국'을 강조하며 대내 단결을 도모하는 데 집중했다. 매체는 ‘조국은 강대하고 인민은 존엄 높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힘과 힘에 의한 대결이 곧 승패를 결정하는 오늘의 세계에서 강자가 될 때라야만 나라와 민족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철리”라며 “비록 어렵고 간고한 시련의 나날이지만 우리 인민 마음속 깊이 간직한 크나큰 긍지와 자부는 ‘내 나라는 강대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심한 식량난에 지친 주민들을 다독이며 어려움 속에서도 군사 강화 행보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정주년 이벤트를 생략한 것도 이 같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이어 전투 무기와 병력들을 언급하면서 “보복 의지로 만장약된(가득 채운) 우리의 주체 병기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라며 “멈춰 세울 수 없는 이 불가항력이야말로 우리 국가의 강대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힘있는 증명”이라고 자평했다. 또 이를 “이 땅 위에 우리 국가제일주의 시대를 펼쳐 올리신 불세출의 영웅”,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 공으로 돌렸다.
일각에선 지난 18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 성공 발사를 대대적으로 자축했기 때문에 ‘핵무력 5주년’ 이벤트를 생략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흘 전인 26일 화성-17형 개발 공로자들을 대거 승진시킨 북한은 화성-17형을 운반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도 최고 훈장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했다. 군사 장비에 이 같은 칭호를 준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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