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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만드는 ①건물도 ②에너지도 ③폐기물도...친환경이 곧 경쟁력

입력
2022.12.01 05: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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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설립한 생산기지 '아모레 뷰티파크'
탄소 중립·폐기물 매립 제로화 달성 목표로
태양광 에너지 전환 속도…폐기물 재활용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경기 오산시 아모레퍼시픽의 통합 생산기지 '아모레 뷰티파크'의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경기 오산시 아모레퍼시픽의 통합 생산기지 '아모레 뷰티파크'의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착한 기업은 '돈쭐'(돈+혼쭐) 나는 시대니까요. 기업가치 평가 지표면서 이미지 제고·매출 증대 효과를 감안하면 '클린뷰티'는 화장품 기업이 꼭 실현해야 할 과제입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가 친환경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가 제품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만큼, '가치소비'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①2008년부터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목록화)를 마련했고, ②사업장 내 신재생에너지 투자, ③건물 에너지 효율성 향상, ④온실가스 원 단위 감축 등에 힘써 왔다. 2012년부터는 구매 프로세스를 통제하는 관리센터 '아모레 뷰티파크'를 중심으로 탄소 중립 실현과 폐기물 매립 제로화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 오산시 아모레 뷰티파크는 수원의 스킨케어 사업장과 경북 김천의 메이크업 사업장, 5개의 물류센터를 한곳에 묶은 통합 생산 기지다. 축구장 30개 규모에 해당하는 22만4,400m²(6만7,881평)의 대지 면적에 건축 면적 15만7,084m²(4만7,518평) 규모의 공간으로 연간 제품 1억6,0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용전력 100% 태양광으로…" RE100 조기 달성할 듯

경기 오산시 '아모레 뷰티파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모든 제품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목표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경기 오산시 '아모레 뷰티파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모든 제품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목표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70년 동안 쌓아온 회사의 핵심 생산·물류 기술이 집약된 공간이라 곳곳에 설치된 시설만 봐도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류동 옥상에는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자체 전기를 생산 중이며, 심야 전기를 활용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수축열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에너지 절감용 공조기 인버터, 생산 전력을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 AI 조명 등도 아모레 뷰티파크에서 볼 수 있는 친환경 설비들이다.

아모레 뷰티파크에서는 약 2.6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인프라를 확보한 상태다. 2025년까지 RE100을 조기 달성하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쓰는 사용 전력의 100%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바꾸자는 글로벌 민간 캠페인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참여 중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했다.

아울러 6월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전력, 신재생에너지 개발 업체 에코네트워크와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 2.8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를 추가 공급받고 있다. 제3자 PPA는 한전이 발전 사업자와 구매 계약을 맺고, 아모레퍼시픽과의 판매 계약을 각각 체결해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3자 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아모레 뷰티파크는 모든 제품을 신재생에너지로 만들고 있다"며 "RE100 조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분진 폐기물이 아스팔트 재료로…재활용도 확대

경기 오산시에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통합 생산기지 '아모레 뷰티파크'의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경기 오산시에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통합 생산기지 '아모레 뷰티파크'의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매립 폐기물의 재활용도 확대 중이다. 아모레 뷰티파크에서는 543㎡(164평) 규모의 폐기물 재활용센터에서 생산 활동 중 발생된 폐기물을 21종으로 분류하고, 열두 가지 자원순환 방식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 땅에 묻던 폐기물인 분진 폐기물 중 절반 이상을 지난해부터 아스팔트 등 도로 공사의 기초 공사용 토사로 재활용하고 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줄이고 있는데,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플라스틱을 적게 쓰는 식으로 제품 용기 제작 공법을 바꿔 경량화 제품을 개발했다. 또 제품 용기에 들어있는 펌프를 금속 스프링이 없는 형태로 만들어 고객이 화장품을 다 쓰고 나면 쉽게 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방법으로 전체 발생 폐기물량 4,292톤의 94%인 4,043톤을 순환자원화하면서 9월 아모레 뷰티파크는 업계 최초로 전문인증기관 'UL솔루션'으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검증(ZWTL)을 땄다. ZWTL은 평가 규격에 따라 사업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재활용 수준을 확인해 재활용률에 따라 등급을 주는 검증 제도다.

이외에 심야전기를 활용한 수축열 시스템을 설치해 심야에 냉수를 저장한 후 주간에 냉방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설은 자연채광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설계했고, AI 조명을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 또 상수, 지하수 등 수자원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빗물 저장소와 정화처리시설도 설치했다. 현재 작업복 등 현장에서 사용하는 세탁용 용수는 100% 빗물로 전환한 상태다.



2030년까지 국내외 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목표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그룹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10만496이산화탄소환산톤(tCO2eq·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에서 2020년 9만5,530tCO2eq로 4.9% 줄였다. 용수 사용량은 제품 생산량 톤당 원단위 기준 2019년 8.059톤에서 7.444톤으로 7.6% 감소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은 2030년까지 국내외 전 생산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모든 국내 물류 차량을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고 매립 폐기물의 재활용 자원화 등의 추가 실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 뷰티파크는 생산기술 차별화, 디지털 중심 물류 혁신, 지속가능 공급망 구축을 통해 초격차 SCM(Supply-Chain Management·공급망 관리)을 만들어 가는 중"이라며 "기업 활동과 환경의 조화를 실현하고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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