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알래스카주 상원선거서 '반트럼프' 선봉장 당선
미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 결집 전망
펜스 전 부통령 등 측근도 반트럼프 진영에
2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알래스카주(州) 상·하원 선거 결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했던 후보가 모두 패배했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해야 한다는 미 공화당 내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결과가 발표된 알래스카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이 같은 공화당 후보인 켈리 티시바카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미 중간선거는 지난 8일 실시됐지만 '선호도에 따라 후보 순위를 매기는' 알래스카주의 독특한 선거 방식에 따라 이날에서야 결과가 확정됐다.
재선에 성공한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반(反)트럼프’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월 6일 미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사임을 공화당에서 가장 먼저 촉구했고, 이후 의회에 제출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표도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카우스키를 상원의원에서 내쫓으려 이번 중간선거에서 티시바카 후보를 내세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알래스카주 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매리 펠톨라 하원의원이 공화당 소속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제치고 재선을 이뤄냈다. 2008년 대선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고배를 마셨다.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은 알래스카주의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공화당 내 반트럼프 세력이 더 결집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들 상당수가 낙선하면서 책임론에 시달리는 중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치적 결별을 요구하는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등 ‘네버 어게인 트럼퍼(Never-Again-Trumper)’는 그의 정계 은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측근들도 속속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물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마저 1·6 의사당 사태와 관련해 법무부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네버 어게인 트럼퍼'에 합류했다. 라이언 전 하원의장은 최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네버 어게인 트럼퍼'"라며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집하면서 선거에서 계속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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