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도 고용이 좋아 게임할 여유 부족
코로나 '집콕' 효과 사라져 역성장 유력
게임은 원래 경기 침체 때 더 힘을 발휘하는 산업이었다. 지갑이 얇아지고 가처분소득이 줄면,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싼 게임으로 여가를 보내는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의 신호가 확연한 지금, 게임시장에선 뭔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기는 확실히 침체로 가는 게 맞는데,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고해 사람들이 게임에 시간을 쏟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지난 2년 간 '집콕' 수혜를 톡톡히 봤던 산업이라, 팬데믹 영향력이 사라진 올해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소비자들이 게임에 쓰는 금액은 1,844억 달러(약 244조8,830억 원)로, 지난해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임시장은 2020년에 전년 대비 21%, 지난해에 7.6% 성장했다"며 "전체 시장 규모가 쪼그라드는 건 뉴주가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글로벌 게임업체 실적에는 이미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콘솔 게임기와 컴퓨터용 그래픽 카드를 설계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16일 3분기 매출이 59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래픽 카드 등 게임 분야 매출이 51%나 쪼그라든 탓이 컸다.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3분기 월 활성 이용자가 6% 줄었다고 했다. 중국의 '게임 공룡' 텐센트도 올해 2분기에 2004년 상장 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도 매출이 2% 줄었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내년까진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시장 규모와는 반대로 전체 게임 이용자 수는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팬데믹 여파로 중단되거나 늦춰졌던 대형 신작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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