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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법원, 스코틀랜드 독립투표에 제동… “정부 동의 없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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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법원, 스코틀랜드 독립투표에 제동… “정부 동의 없이 불가”

입력
2022.11.24 08:04
수정
2022.11.24 18:5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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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법원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불가" 판결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 "다른 합법 수단 찾을 것"

영국 런던 재무부 건물에 달린 유니언잭(영국국기)과 스코틀랜드 국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국 런던 재무부 건물에 달린 유니언잭(영국국기)과 스코틀랜드 국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국 대법원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추진해 온 독립 찬반 투표에 대해 영국 정부 동의 없이 실시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스코틀랜드는 즉각 반발하며 또 다른 합법적 수단을 찾겠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이날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를 영국 정부 동의 없이 단독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전원일치로 판결했다. 로버트 리드 대법원장은 “1999년 스코틀랜드 의회 설립 근거 법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간 관계 등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며 “두 정부 간 합의가 없으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국민투표를 위한 입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한 ‘투표 결과는 권고사항일 뿐이고 법적 효과가 없다’는 스코틀랜드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내년 10월 19일 독립 투표를 추진하려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인 니컬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은 기자회견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이 의지를 밝힐 수 있는 다른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수단을 찾겠다”며 “2025년으로 예정된 다음 총선이 사실상 독립 투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판결 후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들은 대거 시위에 나섰고, 잔류 지지자들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앞서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는 찬성 45%대 반대 55%로 부결됐다. 그러나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독립 지지 여론이 늘어나는 추세다. 스코틀랜드에선 유럽연합(EU) 잔류 의견이 다수였음에도 인구가 많은 잉글랜드의 투표 결과에 따라 탈퇴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운명이 잉글랜드와 보수당 정부에 의해 좌우된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반면 영국 정부는 이미 결정이 난 사안이므로 다시 투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며 “스코틀랜드인들은 우리가 경제든 국민보건서비스(NHS) 강화든 우크라이나 지지든 간에 공통으로 직면한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생각하며 지금은 정치인들이 협력할 때”라고 말했다.

BBC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스코틀랜드에선 독립을 두고 의견이 갈리지만 매우 근소한 차로 영국 잔류파가 더 많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팽팽하게 맞서서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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