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두려움과 임금 체불 항의 시위
쓰러진 노동자 머리 발로 걷어차는 등 강경 진압
중국 내 아이폰 생산의 최대 거점인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시위에 나선 수백 명의 노동자들과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이 충돌했다. 노동자들은 공장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고 밀린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과격 시위에 나섰고, 경찰은 무력 진압에 나섰다.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허난성 정저우 공장의 수백 명의 노동자들과 경찰은 22일 저녁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대치와 충돌을 거듭했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경찰과 보안 요원들은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들고 있었으며,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연막탄을 쏘아댔다.
노동자들은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고 소리치며 저항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콰이셔우에서는 한때 수백 명의 노동자가 몽둥이를 들고 "임금을 지급하라"고 외치며 공장 내 모니터와 창문을 부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트위터에 올라온 다른 영상에는 경찰들이 이미 쓰러진 노동자의 머리를 발로 거세게 걷어차는 모습도 담겼다. 시위 도중 노동자가 몽둥이에 머리를 맞거나, 팔을 뒤로 붙잡힌 채 경찰에 끌려가기도 했다.
시위 자체가 드문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와 경찰 간 대규모 충돌이 빚어지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블룸버그는 "밀린 임금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노동자들이 사측과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다.
전세계 아이폰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정저우 공장에서는 지난달 공장 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음식과 약품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공장 내부 상황에 불만을 가진 노동자들이 공장을 대거 집단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높은 인센티브 지급을 내걸어 노동자들을 신규 채용해온 폭스콘은 이달 말까지 공장을 정상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시 열악한 처우로 인한 노동자들의 집단 행동이 벌어지면서 공장 가동은 거듭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콰이서우 등 중국 SNS에 올라왔던 동영상들은 중국 당국 조치에 따라 빠르게 삭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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