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명 실종… 상당수 건물 잔해에 깔린 듯
진원 깊이 10㎞ 불과… 산사태도 피해 키워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州)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268명으로 불어났다. 진원 깊이가 10㎞에 불과해 예상보다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하얀토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청장은 서부자바주 치안주르에서 발생한 규모 5.6의 지진으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26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날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다친 사람만 1,083명에 이르고, 151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건물 잔해나 산사태로 깔려 숨졌다. 리드완 카밀 서부자바 주지사는 "특히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사고 당시 학교에 있던 학생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실종자 다수도 건물 잔해 등에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희생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워낙 피해 지역이 넓게 분포돼 있고 지형도 험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로와 다리 등이 파손된 데다 기반시설이 망가진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나 통신망이 중단되면서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희생자가 다수 나온 건 불과 10㎞ 깊이였던 진원이 원인으로 꼽힌다. 가야트리 말리야니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 지질학과 교수는 "지진은 중간 규모였지만 지표면과 가까웠고,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내륙에서 발생해 피해가 컸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건물 상당수가 내진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쉽게 무너져 내렸으며 우기를 맞아 산비탈이 약해지면서 산사태가 이어진 것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잔해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라"며 피해자들을 위한 긴급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른바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2004년 12월에는 규모 9.1의 대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쓰나미가 발생, 인도네시아인 17만 명 등 총 22만 명이 숨졌으며, 지난 2월에도 수마트라섬 서부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 25명 이상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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