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잭 그릴리시, 특별한 세리머니
뇌성마비 11세 소년과 약속 지켜
평소에도 화끈한 팬 서비스로 미담 제조기
잉글랜드의 잭 그릴리시(27·맨체스터 시티)가 특별한 의미가 담긴 '지렁이 세리머니'로 월드컵의 감동을 더했다.
잉글랜드는 21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이란을 6-2로 제압했다. 5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축구종가답게 중동의 맹주 이란을 전반 초반부터 몰아치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잉글랜드 공격의 희망으로 떠오른 주드 벨링엄(19·도르트문트)과 부카요 사카(21·아스날) 듀오, 측면을 휘저은 래힘 스털링(28·첼시)과 마커스 래시포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약이 빛났지만 이날 경기의 백미는 그릴리시의 6번째 골이었다.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그릴리시는 후반 45분 캘럼 윌슨(30·뉴캐슬)이 측면에서 밀어준 볼을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월드컵 첫 골이었다. 골보다 아름다운 건 그의 세리머니였다. 그릴리시는 득점 후 양팔을 벌려 덩실덩실 춤을 췄는데, 이는 11세 소년 팬을 위한 세리머니였기 때문이다.
그릴리시는 월드컵 개막 전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의 한 어린이 팬을 만났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11세 소년 핀레이는 그릴리시에게 월드컵에서 득점에 성공할 경우 지렁이 춤(worm dance) 세리머니를 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릴리시는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터트린 후 소년이 했던 동작을 그대로 재현했다.
그릴리시는 평소에도 어린이와 장애 아동에 대한 팬 서비스로 유명하다. 그릴리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아스톤 빌라의 유스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사랑해온 사람으로서 팬 서비스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릴리시의 여동생 홀리(19) 또한 뇌성마비를 앓고 있어 장애 아동과 그 가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로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에게 유니폼을 벗어주는 것은 예사이고, 몸이 불편한 팬들을 경기장으로 초대하는 등 그릴리시에 대한 미담은 넘쳐난다. 경기 종료 이후 그릴리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핀레이, 너를 위한 세리머니야"라며 다시 한번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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