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자정 무렵, 반려인 A씨는 반려견 사료를 준비하던 도중 화들짝 놀랐습니다. 평소 기호성이 높았던 화식 사료에 반려견이 먹을 약을 숨겨두기 위해 화식 사료를 넓게 펼치던 도중 흰색 알갱이가 발견된 겁니다. A씨는 과거에 식품에서 파리알이 발견됐다는 보도를 근거로 해당 이물질을 파리알로 추정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치킨 프랜차이즈 계열의 반려동물 사료 제조회사인 B사의 제품이었습니다. A씨는 사료를 발견한 뒤 B사 홈페이지에 ‘연락을 바란다’는 글을 남기고 사료 급여를 중단했습니다. 이후 11일 낮에 A씨는 B사 고객센터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이 통화에서 B사 관계자는 “그럴(파리알 혼입) 가능성은 절대 없다”며 “보상을 원하면 신고하라”고 답했습니다.
결국 A씨는 14일 이 사실을 반려인 커뮤니티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알렸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1만3,000여명이 조회했으며, 댓글도 300건 이상 달렸습니다. 한 누리꾼이 “포장을 뜯은 뒤 발견한 것이냐”고 자세한 정황을 묻자 A씨는 “포장을 뜯자마자 손가락에서 펼쳐서 발견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A씨의 사연이 다른 보호자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자 B사도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습니다. B사는 18일 자사 쇼핑몰 공지사항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고객 응대가 미숙한 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B사는 “고객들의 문의와 게시글들을 모두 보면서 당사의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CS) 대처가 정말 미흡했음을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며 “고객들이 이러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전반적인 CS 운영을 점검하고 보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물질 혼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고객 대응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A씨가 해당 사료를 폐기해서 사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B사는 “이물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 및 분석해 그 결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명확한 대처 방안이나 고객님(A씨)께서 제품을 폐기했다고 말씀하셨다”며 “구체적인 원인과 결과를 밝히기 어려워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B사는 대신 문제가 된 화식 사료의 구체적인 공정을 설명했습니다. B사는 입장문을 통해 “(화식 제품은)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고, 즉시 밀봉해 영하 18도로 보관 및 유통 과정을 거친다”며 “생산 과정상의 이유로, A씨가 보낸 사진 속 이물이 온전한 알 모양의 군집 형태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최근 이슈 발생 이후인 16일 공장 점검을 진행했지만 제조 시설 내 곤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 공신력 있는 기관에 점검을 의뢰할 예정이며, 고객이 현장을 방문하는 공장 투어 프로그램도 12월 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A씨는 초기 문의 과정에서 이러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B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그람이와의 통화에서 “부적절한 CS 대응이 고객 불신을 키웠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번 사과드려도 모자란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들이 후속 대처를 통해 반려인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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