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꺾이고 자금경색에
24일 금통위 0.25%p 인상 전망
한미 금리 격차 1.25%p 부담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이 24일 이른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달러당 원홧값이 크게 반등한 데다,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경기와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둘 거란 예상이다. 다만 물가와 한미 금리 차가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지난달 12일 한은이 역대 두 번째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섰을 때만 해도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11월 세 번째 빅스텝을 밟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면서 5%를 웃도는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는 점도 이 예상에 힘을 보탰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당시 빅스텝 배경을 두고 "9월 이후 원화가치가 급격히 절하됐기 때문"이라며 "이는 물가와 외화 유동성을 압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달 새 국내외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대로 하락하면서 '킹(King)달러' 위세는 일단 꺾였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21일 현재 1,354.7원을 기록, 지난달 연고점(종가 기준 1,439.8원)과 비교해 85원가량 내린 상태다.
지난 금통위 이후 부각된 자금시장 경색도 한은의 베이비스텝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금통위 내부에서도 금융 안정 상황에 대한 고민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랐기 때문에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느끼는 압박의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비은행 부문에서 금융 안정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빅스텝에 찬성했던 박기영 금통위원도 "(물가와 환율은 물론) 지금은 금융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한미 금리 격차는 한은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5.6%(전년 동월 대비)에서 10월 5.7%로 소폭 올랐는데, 한은은 5%대 높은 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24일 베이비스텝(이후 연 3.25%)에 나서고, 12월 14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이후 연 4.24~4.5%)을 단행할 경우 양국 금리 차는 현재 1%포인트에서 1.25%포인트(상단 기준)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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