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기준, 전주 대비 0.63포인트 빠져
규제 제 후 일부 매물 회수 속 '급매물 소진'
"과하게 올랐고, 전세가율 낮아 반등은 글쎄"
"광역철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나오면..."
세종의 아파트 가격이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굵직한 호재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지만, 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시의 자족 기능 확보나 인접 지역 산업과의 연계 없이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놀려 놓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행정수도 완성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도시 성장과 인구 증가를 끌어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세종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86.3으로 1주 전 대비 0.6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정부가 10일 발표한 세종시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 영향을 다분히 받았다는 점에서, ‘낙폭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비껴간 것이다. 해당 지수는 매주 금요일 발표되며, 이번 지수는 11월 8~14일 조사를 통해 18일 공개됐다.
문제는 규제 해제에도 낙폭이 확대됐다는 데 있다.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0월 24일 기준 전주 대비 0.37이 빠진 데 이어 10월 31일 -0.40, 11월 7일 -0.52를 기록하다 규제 해제 발표 후인 11월 14일 기준 -0.62를 기록했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2년 전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과 함께 낮은 전세가율 때문에 투자 수요 유입에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가격은 2020년에만 42% 올랐다.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68.82%)을 한참 밑도는 46.91%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가 불확실한 만큼, 세종에서는 매매보다 저렴한 전세로 거주하면서 급매물을 잡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새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의 규제 해제 발표 직후 급하지 않은 일부 매도자들은 물건을 거둬들이기도 했다”며 “정부 발표 직후 급매매 아파트 중 로열층 물건은 바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도시인 만큼 잠재 수요가 있고, 그 일부 수요자들이 이번 조치로 결행에 나섰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지난 9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해제됐고, 이번에 조정대상지역까지 부동산 3중 규제가 모두 해제됐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70%까지 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60%까지 확대됨에 따라 무주택자들에겐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됐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2년 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세종시 아파트 호당 평균 가격은 5억5,562만 원을 기록했다. 작년 아파트 평균 가격(6억1,434만 원)보다 10% 가까이 빠진 것으로, 2020년 평균 가격 5억2,115만 원에 바짝 다가섰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세종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규제가 해제됐다’는 것 외에는 가격을 견인을 호재가 없기 때문”이라며 “금리, 경기 등 거시경제 영향에 따라 더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장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곧 반등’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수 천명의 유입 효과를 낼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대기하고 있고, 최근 세종시를 포함함 충청권 단체가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 등을 반영한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여기에다 대전-세종-청주를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곧 나오면 지역 부동산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