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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소수자 클럽 총기 난사에 5명 희생..."혐오범죄 가능성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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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소수자 클럽 총기 난사에 5명 희생..."혐오범죄 가능성 수사"

입력
2022.11.21 15:33
수정
2022.11.21 15:40
18면
0 0

20대 남성, 콜로라도 나이트클럽서 총기 난사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하루 앞두고 비극적 사건
바이든 "혐오와 폭력 대상 된 성소수자 사회"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성소수자 클럽 '클럽큐'에서 19일 밤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추모하는 꽃 등이 클럽 앞에 놓여 있다. 스프링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성소수자 클럽 '클럽큐'에서 19일 밤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추모하는 꽃 등이 클럽 앞에 놓여 있다. 스프링스=로이터 연합뉴스


20대 백인 남성이 성소수자(LGBTQ+) 클럽에서 난사한 총탄에 5명이 희생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트랜스젠더 기념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 벌어진 범죄였다. 미 수사 당국은 ‘성소수자 혐오 범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20일 미 CNN,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州) 스프링스 성소수자 나이트클럽 ‘클럽 큐’에서 911 신고 전화가 쏟아진 것은 19일 오후 11시 56분이었다. 4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20일 0시 2분 용의자를 구금했다.

하지만 이미 클럽 안은 아수라장이었다. 클럽 큐에 있었던 조슈아 서먼은 언론 인터뷰에서 “춤을 추고 있는데 총성이 들렸고 총구가 번쩍이는 것을 봤다”며 “음악인 줄 알고 계속 춤을 추는데 또다시 총성이 들려 숨으려고 탈의실로 달려갔다”고 전했다. 다시 총성이 이어지다 그치고 서먼이 바깥으로 나왔을 때 목격한 건 깨진 유리와 바닥의 피, 그리고 총에 맞아 쓰러진 사람들이었다.

이번 총기 난사로 숨진 사람은 5명, 부상자는 25명이나 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총격범 앤더슨 리 앨드리치(22)는 지난해 ‘집에서 사제폭탄과 무기, 탄약으로 나를 위협한다’는 어머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일도 있었다.

다행히 클럽에 있던 2명이 경찰 출동 전 앨드리치에게 달려들어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으면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앨드리치는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AR-15 스타일 소총을 비롯해 총기 2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002년 문을 연 클럽 큐는 지역 성소수자들에게는 ‘제2의 고향’이었다. 이 지역의 사실상 유일한 성소수자용 나이트클럽이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소수자 혐오 범죄를 규탄했다. 그는 “이 공격의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는 성소수자 사회가 최근 몇 년 동안 끔찍한 혐오와 폭력의 대상이 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총기 폭력은 미국 전역의 성소수자 사회에 지속적으로 파괴적이고 특별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폭력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성소수자용 나이트클럽 '클럽 큐'를 조사하고 있다. 스프링스=AP 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성소수자용 나이트클럽 '클럽 큐'를 조사하고 있다. 스프링스=AP 연합뉴스

실제로 2016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성소수자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숨진 일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에만 32명의 트랜스젠더 미국인이 표적 폭력으로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1998년 11월 20일 보스턴에 살던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 리타 헤스터가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1999년부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 시작됐고, 올해에도 바이든 대통령 명의 기념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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