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라고 하면 50대 이상 중년이 많이 걸린다고 여기지만 어린이 환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로 ‘1형 당뇨병’이다.
김성언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매면 14세 이하 어린이 10만 명당 3명 정도에게서 1형 당뇨병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며 “이는 미국ㆍ유럽 등보다 비교적 드물지만 10년 전보다 2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라고 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당뇨병은 어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2형 당뇨병’이다. 2형 당뇨병은 운동 부족이나 비만, 식습관과 관련 있다.
반면 1형 당뇨병은 조금 다르다. 소아청소년기부터 나타나고 생활 습관과는 관련 없이 자가면역 문제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손상돼 인슐린을 거의 분비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1형 당뇨병은 2형 당뇨병보다 완치하기 어렵고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환자 고통이 크다. 식사ㆍ운동 요법으로 교정하기 어려운 데도 ‘의지 부족’으로 오해받기 일쑤다. 게다가 1형 당뇨병 자체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소아 당뇨병과 1형 당뇨병은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질환이다.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나타나 소아 당뇨병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이 환자들이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당뇨병 진단 기준은 1형과 2형이 같다.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다음(多飮)ㆍ다식(多食)ㆍ다뇨(多尿)가 있으면서 임의로 측정된 혈당 농도가 200㎎/dL 이상일 때 진단한다. 그러나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을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치료계획 수립과 당뇨병 교육을 위한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초기 증상이 2형 당뇨병과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소아에서 1형과 2형의 감별이 쉽지 않다.
1형 당뇨병은 자신의 면역세포가 체내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파괴하면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발생한다. 1형 당뇨병은 혈당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인슐린을 공급해야 하기에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루 중 혈당 오르내림도 심하고 체내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거나 아주 소량으로 만들어지므로 그때마다 혈당을 측정하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인슐린 공급과 함께 적당한 식사ㆍ운동 같은 생활 습관도 뒤따라야 한다. 1형 당뇨병 진단 후 관리가 되지 않아 비만이 되면 인슐린 요구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진단 후 비만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쉽게도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최근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같은 개인용 혈당 조절 기기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기기를 활용한다면 좀 더 적극적이고 세밀한 혈당 조절이 가능해 삶의 질을 좋게 하고 여러 합병증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린이 당뇨병의 큰 목표는 모든 어린이가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하고 성인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발병 초기부터 부모의 믿음과 지지를 통해 아이가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울러 학교에서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장소를 제공하고, 저혈당 같은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반복해서 교육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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