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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죽지 않는 병’ 아는 것이 치료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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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죽지 않는 병’ 아는 것이 치료 첫걸음

입력
2022.11.20 17: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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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발작이 생길 때마다 응급실을 찾는 것은 좋은 대처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게티이미지뱅크

공황발작이 생길 때마다 응급실을 찾는 것은 좋은 대처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게티이미지뱅크

공황장애는 갑자기 극도의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는 불안 장애다. 심한 불안과 초조감, 죽을 것 같은 공포와 함께 가슴 뜀, 호흡곤란, 가슴 통증이나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손발 저림, 열감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공황장애는 이전에는 ‘연예인 병’이라 불릴 정도로 소수의 사람만이 앓던 질환이었다. 하지만 이제 공황장애는 연예인만 앓는 질환이 아니다. 공황장애로 지난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2만1,131명으로 하루 평균 605.8명을 나타내 2017년 14만4,943명에서 4년 새 52.6%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황장애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ㆍ심리ㆍ생물학적 요인이 작용해 발병할 수 있다. 특히 불안 민감도가 높거나 성장하며 반복되는 외상 경험이 있으면 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환자는 대부분 발병 전 업무나 대인관계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때가 많다.

허휴정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안에서 교감신경계 과다 활성이 반복되면서 몸 반응이 순식간에 극심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중 하나가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했다.

공황발작은 죽을 것 같은 극도의 공포감과 함께 교감신경계 항진으로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숨 쉬지 못할 것 같은 느낌, 식은땀,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공황발작을 겪은 뒤 발작이 다시 생기지 않을까 두려워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예기불안’이라고 한다. 공황발작이 생길 것 같은 장소(지하철ㆍ엘리베이터ㆍ비행기나 사람이 많은 쇼핑몰 등)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피하게 된다.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러운 공황발작이 나타나도 실제로 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황발작이 생길 때마다 응급실을 찾는 것은 좋은 대처라고 보기 어렵다.

보통 극심한 공황발작은 20~30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앉거나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그대로 견디기가 어렵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비상시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처방받아 먹어야 한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되면 보통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처럼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인 상태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기능 조절 약이나 벤조디아제핀 계열 항불안제를 처방한다.

환자 특성이나 필요에 따라 다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대개 한 달 이내에 전반적인 증상이 호전되지만, 증상 조절과 재발 방지를 위해 6개월 이상 장기간 약물을 유지해야 한다.

허 교수는 “많은 환자가 정신과 약물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 때문에 약물 복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때만 즉각적 효과가 있는 신경안정제만 골라 복용할 때가 많으나 그러면 힘들 때마다 약을 찾으려는 습관이 굳어지면서 약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인지 행동 치료도 시행한다. 인지 행동 치료는 환자들이 공황발작과 관련된 극심한 불안ㆍ공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지ㆍ행동적 전략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지적으로는 불안과 관련된 부적응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고, 행동적으로는 호흡 훈련, 근육 이완훈련 등을 통해 불안과 관련된 신체 증상을 스스로 다루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공황장애를 예방하려면 매일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선호하는 운동으로 몸을 이완하면 좋다. 명상 등으로 몸과 마음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차분히 관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지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특히 공황발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고통스러운 공포 경험을 가까운 사람들이 이해해주지 못해 섭섭해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공황장애로 고생하는 주변인이 있다면 의지가 약하다고 다그치거나 부담을 주지 말고 힘들겠다는 공감을 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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