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매체 동원해 "美 식민지" 비난
노동신문은 "조선 강대" 민심 다잡기
북한 매체가 18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우려와 관련해 한국을 조롱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끝없는 굴종과 굴욕이 가져온 비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IRA와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언급하며 "뜯기울(뜯길) 대상이 바로 남조선 기업들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 행정부가 손아래 '동맹' 것들에게 반도체와 축전지,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강요하는 것으로 하여 남조선 경제는 날이 갈수록 살점을 뜯기우고(뜯기고) 피를 빨리우는(빨리는)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한국 경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됐다"고 표현하면서 자력갱생을 하지 않은 탓에 미국의 행보에 순응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원천기술과 장비를 미국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는 남조선 기업들은 어차피 미 행정부의 대미 설비 투자 확대 요구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이 같은 논리를 윤석열 정부를 조롱하는 데 끌어다 썼다. 매체는 "미국을 하내비(할아버지)처럼 여기면서 모든 것을 섬겨 바치고도 상전의 횡포에 한마디의 항변조차 할 수 없고 오히려 더욱더 굴종해야만 하는 윤석열 역적 패당의 가련한 처지는 역대로 굴욕에 익숙해진 식민지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응당한 결과"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매체의 조롱은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는 동시에 미국과 장기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의 대외 정책에 정당성을 심으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날 북한 내부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1면 논설에서 북한을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무진막강한 국력을 비축한 존엄 높고 강대한 나라"라고 자찬하며 "국제무대에서 빛을 뿌리는 나라의 국위는 한 번 지녔다고 하여 영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미국이 국제사회 흐름을 주도하고 북한은 제재를 당하는 현 국면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민심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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