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통의 이익·협력 공간 많아”
기시다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3년 만에 중일 정상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태국 방콕에서 처음 만났다. 중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만난 후 3년 만이다. 올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담은 이날 저녁 8시 46분(한국시간)부터 30분 정도 진행됐다.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은 “중일 양국은 아시아와 세계에 중요한 나라로, 공통의 이익과 협력할 공간이 많다”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현재 중일 관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여지가 있지만, 많은 과제와 현안에도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을 양측의 노력으로 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하야시 외무장관 초청... "모든 차원에서 긴밀히 의사소통 합의"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중일 관계의 방향성 과제, 현안, 협력 가능성 등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면서 “좋은 출발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이 모든 차원에서 긴밀히 의사소통을 하자는 데 일치했다”며 중국 측이 먼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을 초청해 방중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국제회의장에서 예정됐던 중일 외무장관 회담이 취소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에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와 중국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의 조속한 철폐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안보 분야 소통 강화, 러시아 핵사용 우려 일치"
그러면서도 “안보 분야 의사소통 강화에는 일치했다”고 전했다. 환경·에너지 절약 등 녹색 경제와 의료, 돌봄, 헬스케어 분야 등에서는 양쪽 모두 이익이 되도록 협력하고, 인적 교류도 다시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장관 간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을 시사하는 것을 매우 우려했으며, 핵 무기를 사용하거나 핵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데 일치했다고 기시다 총리는 설명했다.
악화한 중일 관계, "만나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의의"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시에 방콕을 찾아 성사됐다. 앞서 2020년 봄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코로나19로 연기된 후,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했다. 올해 8월에는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실시한 군사훈련 중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지기도 했다. NHK는 일본 정부 내에서 “우선은 (정상끼리)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으로도 의의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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