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수성구 기간제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서
15㎏ 등짐 펌프메고 1㎞ 13분 만에 완주
수성구 "응급 인력은 의무 아니라서 배치 안했다"
대구 수성구청 전경. 수성구 제공
대구의 한 기초자치단체 기간제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60대 지원자가 체력시험을 마친 뒤 쓰러져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대구 수성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후 1시 42분쯤 수성구 고모동 수성패밀리파크 관리사무실 앞에서 체력시험을 끝낸 뒤 휴식 중이던 A(66)씨가 쓰러졌다.
A씨는 가로 30㎝ 세로 48㎝ 폭 12㎝ 크기의 15㎏ 등짐 펌프를 메고 500m 구간 2바퀴를 13분 만에 완주한 뒤 5분정도 휴식하다 의식을 잃었다. 응시자들은 20분 안에 500m 2바퀴를 완주해야 체력시험에 통과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A씨의 구강 내 토사물을 제거한 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실시했고 10여분 뒤 도찪한 119구급대가 응급조치를 시행하며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수성구 관계자는 "당초 15㎏ 등짐 펌프를 메고 1.7㎞를 산악 등반하는 방식이었다가 올해부터 평지 1㎞를 도보하는 방식으로 체력시험을 완화했다"면서도 "응급 인력과 장비 배치 등은 의무 규정이 아니라고 판단해 실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산불감시원 13명과 진화대원 10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는 각각 35, 13명이 지원했고 지원자 대부분은 60대 중후반이다. 수성구 산불감시원은 11월부터 6개월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산불감시 등 활동을 하고 매일 7만 원 정도의 수당을 받는다.
대구= 류수현 기자 yv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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