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보훈복지의료공단 감사
9000여 명에 마약성 약물 과다처방
졸피뎀 등 중독성 큰 약물도 포함
국가 유공자 등을 치료하는 전국 보훈병원들이 펜타닐,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를 환자들에게 과다처방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펜타닐은 모르핀에 비해 진통 효과가 뛰어나지만 오남용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감사원은 15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단은 중앙(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인천 등 전국 6개 보훈병원을 운영한다.
척추증 환자에게 '마약성' 펜타닐 패치제 43개월 처방
감사원에 따르면 보훈병원 6곳은 2018년 1월~2022년 1월 9,502명의 환자에게 평균 24개월 치의 의료용 마약류를 장기처방(암 환자 처방분 제외)했다. 식약처는 중독 가능성 등을 우려해 마약류에 따라 1~3개월을 초과해 장기처방할 수 없도록 고시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은 척추증 환자 A씨에게 펜타닐 패치제를 43개월간 중단 없이 처방했다. A씨는 같은 기간 다른 병원에서도 펜타닐 패치제를 41개월 치 처방받았다. 이 약물은 3개월 이상 투여 시 중독 우려가 있다. 펜타닐 패치제는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거짓 통증을 호소하며 일반 병원에서 처방받아 되파는 수법이 알려져 큰 논란이 됐다.
또 대구보훈병원은 고령 환자인 B씨에게 한 정(0.25㎎)씩 먹도록 규정된 마약성 불면증 치료제 트리아졸람을 44개월간 두 정씩 투약하도록 처방했다.
감사원은 보훈병원에서 환자 1명당 최대 10명의 의사가 중구난방으로 마약류를 처방하다보니 과다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에게 의료용 마약류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보훈복지의료공단은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가 마약류에 과다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다만 보훈병원에는 손, 발이 절단된 전상군경 등 통증 호소 환자가 많아 의학적 판단 하에 마약류를 처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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