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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기상관측의 자동화 시대를 열다

입력
2022.11.1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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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발사장치에서 레윈존데가 날아가는 모습. 기상청 제공

자동발사장치에서 레윈존데가 날아가는 모습. 기상청 제공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여러 부분의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필요한 기상관측도 과거 관측자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고 있다.

특히 대기 상층의 기상상태를 관측하는 '고층기상관측'의 자동화가 두드러진다. 전 세계 기상 관련 기관들은 고층기상관측을 위해 작고 가벼운 관측 센서인 라디오존데를 이용한다. 공기보다 가벼운 가스를 주입한 기상관측용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리면, 라디오존데가 관측한 결과를 무선통신으로 지상에 보내는 식이다. 이 자료는 전 세계 기상 관련 기관들이 공유하며, 일기도 제작과 일기예보 생산에 활용된다.

자동화 이전에 고층기상관측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했다. 준비를 위해 풍선과 라디오존데를 긴 줄로 묶고, 풍선이 하늘에서 터졌을 때 천천히 내려오도록 별도로 낙하산을 매단다. 준비가 끝나면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고, 건물이나 나무 등이 없는 넓은 야외로 이동해 라디오존데와 기구를 날린다. 여기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만약 풍선이 파열되거나 정해진 고도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위험도도 컸다. 가스가 주입된 풍선은 성인의 키 정도까지 부풀어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관측자가 풍선을 붙잡고 이동하는 것이 어렵고 위험했다. 야간에는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므로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컸다. 그래서 고층기상관측이 집중호우, 태풍, 대설 등 위험기상 시에 더 자주 필요함에도 실시에 한계가 있던 것이다.

하지만 라디오존데를 자동으로 날릴 수 있는 고층기상관측용 자동발사장치가 개발되면서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됐다. 이 장치는 정해진 시각에 자동으로 풍선에 가스를 주입해 사람 손이 닿지 않아도 하늘로 날려준다. 기상청도 올해 전체 고층기상관측지점에 이를 도입했다. 이로써 백령도, 흑산도, 제주도, 경북 포항, 강원 강릉, 경남 창원과 더불어 지난 9월부터 운영된 덕적도 제2 해양기지까지 총 7곳에서 무인 고층기상관측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고층기상관측 자동화는 관측자의 업무 부담 경감과 안전 확보, 업무의 효율화뿐만 아니라 관측 횟수가 하루 2회에서 4회로 늘어나 예보 정확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지적 집중호우와 같이 수시간 내에 급격히 발달하는 위험기상을 탐지하고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다. 고층기상관측자료를 신속하게 획득해, 위험기상 감시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화는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고층기상관측 자동화는 일상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어 사회를 안전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앞으로 사회가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며, 기상청도 이에 이바지하기 위해 계속해 노력할 것이다.


유희동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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