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여의도 선착장 확장하고
2026년엔 국제여객터미널로 재구성
환경단체 "생태 파괴 우려, 서울항 반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무산된 서울시의 ‘서울항 조성 사업’이 10여년 만에 재추진된다. 2026년까지 서울 여의도 아라호 선착장을 확대 조성해, 중국 등 동북아를 연결하는 국제항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14일 서울시는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지방관리무역항으로 지정된 여의도에 2026년까지 서울항을 조성하고 서해뱃길을 새로운 관광자원화하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서해로 이어지는 김포~여의도 사이 15㎞ 구간이 서해뱃길이다.
사업 1단계로 시는 우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된 한강~경인 아라뱃길 유람선 운행을 연말 시범운항을 거쳐 내년 공식 재개한다. 내년엔 1,000톤 급 유람선이 한강에 정박할 수 있도록 길이 65m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확장한다. 올해 아라뱃길에서 1,000톤 규모 유람선이 운항을 개시했지만, 현재 여의도 선착장 길이가 짧아 한강에서 회항하고 있다.
현 선착장을 2026년까지 국제여객터미널 기능을 갖춘 서울항으로 개편하는 게 2단계 사업의 골자다. 전남 여수와 제주도 등 국내선 항만 기능을 우선 수행하되, 향후 해양관광 수요를 바탕으로 CIQ(세관 검사∙출입국 관리∙검역) 기능을 갖춘 국제항으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시는 또 서울항을 국제회의장과 수상호텔, 노을전망대, 면세점 등이 구축된 복합문화관광명소로 조성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한강의 수심과 교량 높이, 교각의 간격 등에 부합하는 ‘한강 맞춤형 선박’ 기준을 제시하고, 서울항에서 한강변 주요 관광지를 오갈 수 있는 수상교통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엔 서울항 조성사업을 위한 기본계획과 타당성 조사 용역비 6억 원이 책정됐다.
서울항 조성사업은 지난 2010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추진했던 역점 사업이다. 하지만 대규모 토건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박 전 시장이 2012년 취임하면서 백지화됐다. 한강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도 극심했다. 지난 9일 서울환경연합은 사업 재추진 반대 성명서에서 "실패한 사업을 잇는다고 성공한 사업이 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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