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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관에 핏빛 주스, COP에선 춤과 노래'...더 과격해진 기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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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관에 핏빛 주스, COP에선 춤과 노래'...더 과격해진 기후 시위

입력
2022.11.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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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시위 타깃 명화 이어 유물로도 확대
COP27 후원사 코카콜라 비판도
스웨덴 활동가, 전기자전거 타고 이집트 도착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집트 박물관 내 파라오 관을 감싼 유리벽 위에 환경운동단체 ‘채식 미래’(Futuro Vegetal) 소속 활동가들이 뿌린 붉은 시럽과 비트주스가 노출돼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집트 박물관 내 파라오 관을 감싼 유리벽 위에 환경운동단체 ‘채식 미래’(Futuro Vegetal) 소속 활동가들이 뿌린 붉은 시럽과 비트주스가 노출돼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 연합뉴스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맞아 기후 활동가들이 화석연료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OP 회의장 내에선 정상들의 미팅 장소에서 깜짝 대규모 행진을 벌이는가 하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이집트 박물관에서는 파라오 관에 핏빛 주스를 뿌리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환경운동단체 ‘채식 미래’(Futuro Vegetal) 소속 활동가들은 스페인 이집트 박물관 내 유물인 파라오 관과 주변 벽에 걸린 액자에 코카콜라 병에 담아온 붉은 시럽과 비트 주스를 뿌렸다.

붉은 액체는 화석연료와 기후변화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피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COP27 회의 의장국인 이집트의 유물을 타깃으로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의 활동 부족과 무대책을 비판했다. 채식 미래 관계자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기후 위기에서 우리를 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COP27 후원사인 코카콜라를 겨냥한 항의 시위도 이어졌다. 이들은 코카콜라(COCA COLA)의 사명을 콥카콜라(COPCA COLA)라 바꿔 불렀는데, 콥카는 회의명 COP27에 따온 것이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병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이 기후 회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기후 활동가들의 항의 시위는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COP27을 계기로 시위 타깃도 명화에서 유물로 확대됐다. 앞서 기후 운동가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반 고흐의 ‘해바라기',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 등의 명화에 각각 케이크, 토마토 수프, 으깬 감자를 투척했다. 해당 명화와 유물은 모두 유리 벽, 액자에 싸여 있어 실제 훼손된 사례는 없다.

COP27 회의장 내에서도 깜짝 시위가 이어졌다. 수백 명의 기후 활동가들은 뜨거운 날씨에도 국가 간 협상이 열리는 회의장 건물 사이에 운집해 "모든 것을 해방하라", "인권 없는 기후 정의는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회의장 곳곳에서 노래하고 춤추기도 했다.

이날 스웨덴의 한 여성 기후 활동가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4개월간 전기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끝에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하기도 했다. 도로시 힐데브란트(72)는 하루 평균 80㎞를 달려 유럽과 중동의 17개국을 거치며 총 8,830㎞를 이동했다. 힐데브란트는 COP27 행사가 끝나면 다시 전기자전거와 배 등을 이용해 귀국할 예정이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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