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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스카이캐슬' 대입 비리 단죄, 마무리 수순

입력
2022.11.13 15: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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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예일대 감독, 특기생 입시 비리 징역형 선고
학부모 돈 받아 코치 전달 입시 브로커 곧 판결

미국 명문대 입시 비리 몸통이었던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명문대 입시 비리 몸통이었던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 로이터 연합뉴스


2019년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대학 입시 비리 책임자 단죄가 4년여 만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뇌물을 받고 학생을 체육특기자로 선발해 대학에 입학하게 해줬던 운동부 코치가 9일(현지시간)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다.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렸던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에 대한 판결은 내년 1월 나올 예정이다.

미 AP통신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8년까지 미 예일대 여자 축구팀 감독이었던 루디 메러디스는 학생들이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돕겠다며 수십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사기 혐의로 징역 5개월이 선고됐다. 또 집행유예 1년, 벌금 1만9,000달러, 추징액 55만 달러 등도 추가 선고됐다.

마크 울프 판사는 △예일대 축구팀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메러디스가 자리를 주지 않아 피해를 입었던 잠재적 입학생 △더 나은 동료를 얻을 기회를 잃은 축구팀 동료를 피해자로 꼽았다. 메러디스는 “욕심과 가족을 부양하려는 욕망에 이끌려 내 명성과 경력을 망쳤다”며 “모두 내 잘못이고 내 남은 인생 동안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반성했다.

2019년 3월 미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이 공개한 사건의 전모는 유명 연예인, 기업체 대표 등 미국 상류층과 예일, 스탠퍼드, 조지타운 등 명문대가 망라된 입시 비리였다. 대학 운동부 코치들이 거액을 받고 유명인사 자녀들을 체육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킨 사실이 적발돼 학부모와 코치 등 50여 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FBI가 붙인 수사 작전명은 ‘바시티 블루스(Varsity Blues)’. 바시티는 미국 대학 스포츠팀을 의미한다.

이 스캔들은 증권사기 수사에서 시작됐다. 검찰 수사 대상이었던 한 회사 임원이 “코치가 딸이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도와주고 현금을 받겠다고 제안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수사관들은 2018년 4월 메러디스가 이 임원에게 45만 달러의 뇌물을 요구하는 상황을 도청했고, 메러디스를 압박해 싱어가 몸통임을 확인했다. 메러디스는 곧 수사에 협조했고, 싱어 역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돈을 지불한 학부모들과의 대화를 녹음해 수사 당국에 제공하기도 했다.

검찰은 문건에서 “메러디스의 협조는 광범위하고 의미심장했고, 싱어에 대한 수사를 이끌었고, 궁극적으로 50명 이상의 부모, 코치, 싱어 측 관계자들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적었다. 뇌물을 줬던 학부모나 다른 대학 코치 등은 이미 죗값을 치르고 있다. 입시 비리의 몸통 싱어는 학부모 30여 명으로부터 자녀 명문대 입학 대가로 2,500만 달러를 받고 공갈 협박까지 한 혐의로 유죄 형량 선고를 앞두고 있다.

기여입학제가 존재하는 미국이지만 ‘돈으로 명문대 입학을 살 수 있다’는 허탈함을 안겨줬던 바시티 블루스 사건의 충격은 컸다. 물론 입시 비리를 차단할 대입제도 개선의 길은 멀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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