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이상 과밀학급, 중학교는 80% 넘는 곳도
정의당 "20명 아래로 줄여야...재정투자 필요"
이주호 "소규모 학교 신설, 규제 완화 검토"
'인구 절벽'을 마주한 2022년 학교 교실은 학생수가 적어 텅 비어 있을까?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21.1명인데, 28명 이상인 과밀 학급의 비율이 9.9%였다. 평균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인 중학교의 경우 과밀 학급 비율은 40.9%나 됐다.
인구 감소로 학생이 사라져가는 교실이 있는가 하면, 수도권에선 교육 수요가 몰린 지역, 대규모 택지가 조성된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콩나물 교실'이 늘어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결손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28명 이상의 과밀 학급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에선 명문 학군으로 인식되는 강남·서초구의 과밀 학급 비중이 높았다. 8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는 초·중·고교 2,280학급 중 1,001학급이 과밀 상태였다. 비율은 43.9%다. 서초구(39.7%), 양천구(27.6%)도 과밀 학급 비율이 높았다.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역이 있는 경기도에 과밀 학급이 특히 많았다. 김포시의 경우 2,371학급 중 1,140학급이 과밀 상태(48.1%)로 전국에서 가장 비율이 높았다. 경기도에선 과밀 학급 비율이 40% 넘는 곳이 6곳에 달했다. 김포에 이어 하남(45.6%), 용인(45.5%), 화성(45.4%), 오산(45.2%), 광주(42.1%)의 과밀 학급 비율이 높았다.
이밖에도 충남 천안(40.5%), 아산(32.5), 계룡(30.3%), 경남 거제(37.7%), 양산(36.6%), 제주 제주시(34.4%), 인천 연수구(32.5%) 등이 과밀 학급 비율이 높았다.
초·중·고교 중 과밀 학급 비중이 가장 높은 건 중학교였다. 서울 강남구는 중학교의 72.6%가 과밀 학급이었다. 경기 오산(92.6%), 용인(86%), 화성(85.9%), 충남 계룡(80.6%) 등 80% 이상의 중학교 학급이 과밀 상태인 지역도 있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이른바 '황금돼지띠'(2007년생) 학생들의 수가 많은 영향으로 추정된다.
고등학교는 특목고와 일반고 사이의 과밀 학급 비율 격차가 컸다. 과학고(0%), 외고(1.5%), 국제고(0.7%)에는 과밀 학급이 거의 없었지만 일반고는 학급의 21.5%가 과밀 상태였다. 학생이 20명 이하인 학급은 일반고의 경우 19.8%에 불과했으나 과학고는 91.2%에 달했다. 교원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는 자율형사립고의 경우 과밀 비율이 73.6%로 특히 높았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맞춤교육과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과밀학급 해소가 필수"라며 "한 반 20명을 목표로 중장기 계획과 꾸준한 재정투자가 필요한데, 이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교부금 쪼개기는 악재"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유·초·중등 교육 예산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 지원에 쓰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과밀 학급이 분포한 지역의 학교 신설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새로 취임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신도시 지역 학교 신설을 위한 규제 완화에 긍정적이다. 현재 교육부령인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에 따르면, 교육감이 총사업비 100억 원 이상으로 공립학교를 신설하려고 하면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3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학교 설립시 교육부 심사를 거치지 않고 교육청 자체 투자심사만 시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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