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kg 이하 소형 제품부터 폐지
TV 포장 완충재도 신소재로 대체 계획
소니가 일본 전자업체 중 처음으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새 포장재는 폐지나 대나무, 페트병 등을 활용한 소재로 만든다. 새 포장재 적용 범위도 스마트폰이나 이어폰 등 소형 제품부터 시작해 TV, 아이보(로봇) 등 대형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소니 홈페이지에 따르면 소니는 내년부터 스마트폰 ‘익스페리아’를 포함한 무게 1㎏ 이하의 소형 신제품에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도 상자는 종이 재질이지만 내부에는 일부 플라스틱을 사용한 포장재가 있는데, 이런 포장재도 모두 신소재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오리지널 블렌드 머티리얼’이라고 불리는 신소재는 폐지와 대나무, 사탕수수 섬유 등을 원료로 소니가 자체 개발했지만 타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로고 표시도 인쇄 대신 압력을 가해 각인하는 방식으로 바꿔, 잉크 사용을 줄인다. 포장재 자체에 일러스트레이션과 QR 코드를 기입해 별도로 추가되는 종이 설명서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소니의 강아지 모양 애완로봇 ‘아이보’ 포장재도 100% 페트병을 재활용한 신소재로 개발한다. 굳이 별도의 완충재를 넣지 않더라도 포장재 자체가 섬세한 로봇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소니는 추후 TV 등 대형 제품에 사용되는 스티로폼 등 완충재도 신소재로 대체해,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완전히 없앨 방침이다. 지난해 소니그룹 전체 제품 출하량 약 44만 톤 중 포장재는 약 9만 톤에 이른다.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제도는 서구에서 더 발달했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도 미국과 유럽에 더 많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을 없애고 모든 것을 재활용·재자원화할 방침을 제시했다. 미국 애플은 지난해 전 제품의 포장재에서 차지하는 플라스틱의 비율을 4%까지 낮췄고 휴렛팩커드는 PC 포장을 스티로폼 대신 종이 재질로 바꾸었다.
서구에 비해 늦었지만 일본도 ‘플라스틱 자원 순환 촉진법’이 지난 4월 시행됐다. 이 법은 제조업에도 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지쯔와 교세라 등이 제품 설계나 포장재 부피를 줄이고 종이 재질 전환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포장재 완전 폐지를 내세운 것은 소니가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자세가 기업의 브랜드 파워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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