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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정한 시진핑, 이제 국제무대서 광폭 행보...봉쇄 빗장도 곧 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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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정한 시진핑, 이제 국제무대서 광폭 행보...봉쇄 빗장도 곧 풀듯

입력
2022.11.08 21:00
수정
2022.11.0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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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독일 이어 미·일과도 정상회담 열듯
내달에는 사우디 방문..."미국 약한 고리 공략"
코로나 방역 승리도 선언 전망...1월께 봉쇄 풀릴 듯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잇단 해외 순방과 정상 간 만남을 통한 적극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실상 중국을 벗어나지 않고, 대면 외교를 피해 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3연임을 통해 내부 권력체제를 공고히 한 시 주석이 국제 무대로 눈을 돌려 중국의 존재감을 부각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과 사이가 멀어진 국가들과 연대를 추구하는 등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정책을 뚫기 위한 전략적 행보도 보이고 있다.

중국, 이달 중일과 미중 정상회담 잇따라 추진 중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방중한 지난 4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독일과 중국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방중한 지난 4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독일과 중국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해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이달 중순 동남아시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직접 만나 회담을 하는 건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3년 만이다. 여기에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첫 대면 정상회담도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광폭 대외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 주석은 다음 달에는 7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방문, 양국 간 관계를 도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비롯해 △베트남 △탄자니아 △파키스탄 정상들과 잇따라 회동도 했다.

미국 CNN방송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중국을 방문한 해외 정상은 러시아와 이집트 정도가 전부였고, 시 주석의 해외 방문도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이 2년여 만에 처음이었다”며 “시 주석의 최근 행보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미국 봉쇄 뚫기 위해 다른 국가와 연대 모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에 앞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에 앞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외교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시 주석이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중국을 둘러싼 국제적 환경이 갈수록 비우호적으로 변하는 데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장기 집권체제를 공고히 한 시 주석이 다른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 안보전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에 가장 큰 어려움은 미국과 관계 악화이고, 특히 경제적 여건이 나빠졌다는 점”이라며 “시 주석은 경쟁자로서 미국에 직접 맞서기보단 다른 국가들 간 지지와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시 주석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것도 유럽연합(EU) 내 대중 전선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숄츠 총리는 자국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이끌고 베이징을 찾은 뒤 시 주석과 양국 경제교류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에 EU 국가들 사이에서 중국의 각개격파 전략을 경계하라는 내부 문건이 돌았다”며 “문건에는 EU의 단결된 자세를 약화할 수 있는 독자 행동을 자제하라는 경고가 담겼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하는 배경에도 미국의 약해진 외교·안보 고리를 파고드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사우디를 선택했을 정도로 중요시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엔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 문제로 사우디를 압박하자, 사우디는 미국의 요청을 묵살하고 석유 감산을 결정했다.

영국 가디언은 “바이든 행정부에 서운함을 느낀 사우디 정부가 미국의 공백을 메울 새 안보·경제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사우디는 중국으로 수출하는 원유의 위안화 결제도 검토하고 나섰는데, 이렇게 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1월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가능성도..."중국, 코로나19서 승리 선언할 것"

8일 중국 베이징의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AP 뉴시스

8일 중국 베이징의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AP 뉴시스

시 주석은 중국에 빗장을 걸었던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제로(0) 코로나’ 정책도 조만간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에 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할 경우 코로나19를 A등급 질병에서 B등급 질병으로 한 단계 낮춰 방역 수위를 조절한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WHO는 3개월에 한 번씩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히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인지 여부를 평가한다. WHO는 2020년 1월 처음으로 비상회의를 열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지난 10월에 열린 회의에서 이 상태를 해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결정했다. 다음 회의는 내년 1월이다. WSJ은 “중국은 WHO의 비상사태 해제 시점에 맞춰 코로나19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할 계획”이라며 “시 주석이 적극 대외활동에 나서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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