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최근 조사서 확인
백제의 사비 도읍기(538∼660년) 왕성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인 충남 부여군 부소산성에서 기와로 쌓은 대형 건물터 2동이 확인됐다. 이 유적들은 사비시대 후기 왕궁지로 거론되는 부여군 관북리 유적, 전북 익산시 왕궁리 유적 등 백제 왕도의 핵심 유적에서 주로 확인된 건물지 형태로 이 지역에 왕이 머물렀거나 왕의 거처와 관련된 왕궁급 건물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부소산성 군창지 주변에서 진행한 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대형 와적기단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분이 드러나 있던 유적의 전체 형태를 새롭게 확인한 것이다. 군창지는 군대에서 사용할 식량을 비축했던 창고 터를 말한다. 와적기단은 건축물의 터를 반듯하게 다듬고 기와를 이용해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단이다. 와적기단은 기단의 마감재 역할을 하는 장식적 요소다.
이번 조사는 부소산성 내부 평탄한 지역에서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조사로 이 지역에서는 이미 1981년부터 2002년까지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성벽과 주거지와 저장구덩이, 우물지 등 성내 시설물이 확인됐다.
이번에 연구소가 조사한 와적기단건물지는 동서 길이가 각각 16m 이상인 북쪽 건물과 14m 이상인 남쪽 건물지 두 동이 평행하게 배치돼 있다. 한송이 연구관은
"기단이 최대 20단 가까이 남아 있어서 수평으로 쌓은 와적기단 중 가장 잘 보존된 형태로 보인다"며 "군창지 일대에서 확인된 이번 유적은 백제 왕궁급 건물의 모습을 추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지난 1993년 조사에서 중국제 자기 등 중요 유물이 출토돼 주목을 받은 곳인 데다 이번 조사에서 대형 와적기단건물지가 일정하게 배치된 점과 와적기단이 다른 재료를 거의 섞지 않고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향후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의 배치, 전체 규모, 구조 등을 규명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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