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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고양이가 두 달만에 이사한(?) 새 집을 찾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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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고양이가 두 달만에 이사한(?) 새 집을 찾아왔어요"

입력
2022.1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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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여성 '할리 쿠처(Halie Kutscher)'씨 가족은 지난 5월 말 새 집으로 이사했어요. 원래 웨스트버지니아주 브리지포트 지역에 살았는데, 여기서 약 40마일(64km) 떨어진 모건타운 지역으로 이사했죠. 쿠처씨의 가족 구성원은 어린 아이 2명과 남편 그리고 반려견 '사샤(Sasha)'와 반려묘 '올리버(Oliver)'입니다. 쿠처씨와 그녀의 남편은 어린 아이들과 반려동물까지 보살피며 이사 전 미리 짐을 싸기가 힘들었는데, 큰 사단이 나고야 말았죠.


내 이름은 올리버. 이사 간 가족을 찾아 걸어온 엄청난 고양이!

내 이름은 올리버. 이사 간 가족을 찾아 걸어온 엄청난 고양이!


치즈냥은 올리버, 옆에 댕댕이는 사야입니다.

치즈냥은 올리버, 옆에 댕댕이는 사야입니다.


이사하기 며칠 전 쿠처씨는 집 마당에서 짐을 정리하던 중 사샤와 올리버가 함께 뛰어노는 걸 봤다고 해요. 원래도 반려동물이 마당에서 잘 놀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때 반려묘 올리버는 마당에서 놀다 집 밖으로 가출했고 돌아오지 않았죠. 올리버의 가출 사실을 안 뒤 쿠처씨는 남편과 함께 집 주위를 구석구석 찾았습니다. 집 주위에 고양이가 숨을 만한 곳은 다 찾아봤고, 전단지도 만들어 부착했습니다.

올리버가 사라진 뒤 가족 모두가 힘들었지만, 가장 가슴 아파한 사람은 쿠처씨의 첫째 아들이었어요. 올리버는 2년 전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한 고양이었습니다. 보호소에 함께 갔던 첫째 아들은 고양이 올리버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고, 집에 와서도 금방 친해지며 단짝이 됐죠. 어린 아들은 올리버가 사라진 후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걱정했다고 합니다.


올리버의 어렸을 적 아깽이 시절 모습. 올리버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살다 지금의 가족을 만났어요.

올리버의 어렸을 적 아깽이 시절 모습. 올리버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살다 지금의 가족을 만났어요.


쿠처씨 가족은 올리버의 장난감과 스크래처 등을 집 근처에 두기도 했습니다. 올리버가 자신의 물건에 깊게 베인 향과 페로몬 등을 맡고 집으로 돌아오길 가족들은 간절히 바랐어요. 하지만 올리버는 이사 당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삿짐을 모두 싣고 떠나기 직전 쿠처씨는 운전 기사님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사정하기도 했죠. 반려묘 올리버가 멀리서 뛰어올 것만 같아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고 해요. 쿠처씨의 남편은 빈 집에 올리버가 돌아올 가능성도 있기에, 떠나기 전 창문과 문을 열어놓고 물과 사료를 넉넉히 두고 왔습니다.


쿠처씨 가족은 그렇게 모건타운으로 옮겨 가 새 삶을 시작했죠. 이사 온 날부터 쿠처씨와 남편은 2주간 매일 저녁 예전 살던 동네를 방문했어요. 혹시라도 올리버가 빈 집에서 가족들을 찾으며 울부짖는 게 아닐지 걱정돼 방문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그때도 빈집에 올리버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얼마 뒤 빈 집에 새 가족이 들어와 더 이상 집에 사료와 물을 둘 수도 없었죠.

쿠처씨는 대신 이사 온 가족과 옆집 이웃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주황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오거나 혹시 목격한다면 꼭 연락을 달라고 말이죠. 올리버가 사라진 지 두 달이 다 되어가자 쿠처씨 가족은 점점 희망을 잃었다고 합니다. 올리버와 다시 만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 날 쿠처씨의 남편은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그때 옆집 마당에서 아주 익숙한 외모의 고양이가 나타났죠. 주황색 털에 크지 않은 몸집의 고양이. 딱 봐도 올리버였습니다! 너무 놀란 쿠처씨 남편은 조심스럽게 "올리버...?"라고 외쳤는데요...


냥냥애옹애-옹!! (보고싶었다는 말)

냥냥애옹애-옹!! (보고싶었다는 말)


올리버는 가족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곧장 집 마당으로 뛰어왔다고 합니다. 쿠처씨의 남편은 그 당시 상황을 이렇게 말했어요. "올리버와 저는 서로 천천히 가까워졌고, 올리버는 제 목소리를 듣고 단번에 품에 안겼어요. 그 시간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천천히 흘렀고, 아직도 눈에 선해요"

쿠처씨는 남편의 소리를 듣고 곧장 밖으로 나왔고, 올리버가 돌아왔음을 확인했죠. 생김새, 털의 촉감 등 모든 점이 올리버와 같았지만 쿠처씨 가족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물병원으로 향했어요. 올리버는 과거 입양 당시 몸 안에 마이크로칩을 심어놨고, 인근 동물병원에 가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쿠처씨 가족은 고양이 올리버와 기적처럼 다시 만났어요!

쿠처씨 가족은 고양이 올리버와 기적처럼 다시 만났어요!


동물병원에 방문할 결과, 이 고양이는 올리버가 맞았어요!! 올리버는 검진 결과 건강에도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가족들은 두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올리버를 껴안고 며칠 간 축하 파티를 열었다고 합니다. 올리버도 다시 돌아온 집에서 가족들과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죠.

그런데 여기서 정말 놀라운 점! 올리버는 쿠처씨 가족들이 이사 오기 전 지역인 브리지포트에서 사라졌어요. 올리버가 다시 나타난 곳은 이사 온 모건타운 지역이에요. 두 곳은 약 40마일(64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차로도 40~50분 정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죠. 올리버가 이 먼 거리를 네 발로 걸어왔다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심지어 올리버는 새로 이사 온 집을 알아채고 쿠처씨 가족을 찾아왔어요. 누가 데려다 준 게 아니라면, 올리버는 순전히 본능적인 감각으로 찾아왔다는 거죠.


구글 지도를 검색하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브리지포트 지역에서 모건타운까지 차로 최대 47분 정도 소요됩니다.

구글 지도를 검색하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브리지포트 지역에서 모건타운까지 차로 최대 47분 정도 소요됩니다.


올리버!! 너 정말 그 거리를 직접 걸어온 거야? (고양이가 집까지 찾아올 수 있었던 정확한 방법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올리버!! 너 정말 그 거리를 직접 걸어온 거야? (고양이가 집까지 찾아올 수 있었던 정확한 방법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쿠처씨는 "올리버가 저희 집으로 온 건 기적이에요. 고양이를 돌보시는 모든 반려인 가족분들! 이사 준비를 하거나 이사 당일에는 반드시 고양이를 안전한 방에 보호하세요! 주위가 워낙 분주하기에 고양이의 가출 사실을 저처럼 뒤늦게 알 수 있는데요. 아무리 바빠도 고양이 안전부터 확실히 챙기길 조언드려요!"라고 전했답니다.


<함께 알면 좋은 지식> 고양이와 안전하게 이사 가는 방법

1. 이사 준비하기

이사 전에는 상자에 물건을 담는 일이 많겠죠? 고양이가 테이프를 떼는 소리나 부스럭거리는 소음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면 안전한 방으로 안내해 주세요. 고양이가 소음과 분리된 방 안에서 편안히 지내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고양이는 상자를 정말 좋아해요. 짐을 싸다 고양이가 상자에 들어간 줄 모르고 그대로 포장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2. 이사 당일

이사 당일에는 많은 낯선 사람들이 집 안팎을 들락날락합니다. 소음이 만만치 않기에 이사 당일 고양이를 다른 곳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평소 고양이가 익숙해 하는 장소 혹은 고양이 호텔을 알아보면 좋아요. 만약 고양이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화장실에 고양이를 분리시켜주세요. 정신 없는 와중 누군가 화장실 문을 열어 고양이가 밖으로 뛰어나갈 수 있으니 '안에 고양이가 있으니 문을 열지 말라'는 문구를 화장실 문에 꼭 붙여 주고요.

화장실 안에는 사료, 물, 침대, 고양이 화장실, 이동장 등을 넣어 줍니다.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수도 있기에 멀미를 예방해 사료는 소량만 주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고양이 용품을 담은 상자는 이삿짐 차량에 싣지 말고 반려인이 따로 챙겨주는 게 좋아요. 다른 짐과 섞일 경우 고양이가 매일 써야 하는 특정 용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요. 만약 이삿짐 차량에 고양이 물품을 함께 실어야 하는 경우, 고양이 짐이라는 것을 표시해 주는 게 좋아요.

3. 새 집에 적응하기

새 집에 이사 온 후에는 고양이를 특정 방에 분리해 주세요. 갑작스럽게 넓은 공간에 적응시키기보단 방 하나부터 차근차근 친해지도록 합니다. 방에 전선이나 비닐, 못, 나사 등 위험한 물건이 없도록 방을 먼저 정리해 주세요. 고양이의 심적 안정을 위해 새 집에 적응할 때 까지는 기존에 쓰는 용품들을 사용합니다. 이사 온 첫날에는 고양이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페로몬 스프레이를 뿌려주거나 캣닙을 좋아한다면 방바닥에 뿌려 줍니다.

동그람이 장형인 trinity03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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