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개를 보고 품종을 따지는 사람은 사회적 인식이 안 좋게 여겨지는데,
정말 순수하게 개가 신기해서 물어보는 사람은 가끔 귀엽게 느껴지기도 해요.
예를 들어 이런 거죠.
오늘 우연히 만난 한 사람이 보노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얘 염소예요?"
"젖소....?"
이번 심쿵 내새끼의 주인공은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댕댕이 '보노(1세)'입니다! 보노는 2022년 7월 6일 지금의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죠. 보노는 올드 잉글리시 쉽독으로, 예전 영국에서 양몰이견으로 많이 길러졌다고 합니다. 보노는 몸집이 크다 보니 산책만 나가면 관심이 집중되는 편인데, 황당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고 해요. "얘는 개인가요?"라는 질문부터 "염소인가요? 아니면 젖소인가요?"라는 질문도 받아봤대요. 놀이터에 가면 아이들의 시선 집중, 쇼핑센터를 가면 어른들의 시선도 온몸에 받는다는 보노. 어떤 걸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보노는 OO를 좋아한다]
우리 보노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사과! 보노 보호자님은 남편, 중학생인 두 아들과 살고 있는데요, 새벽마다 학교 가는 아들들을 위해 사과를 깎아준다고 해요. 이때 보노는 잠을 자다가도 사과를 반으로 가르는 소리가 나면 부리나케 뛰어옵니다. 사과를 놓칠세라 잠결에 눈이 잘 안 떠져도 일단 부엌으로 달려오고 보죠. 작은 사과를 입에 넣어 아삭아삭 씹어먹는 보노를 보는 게 보호자님의 아침 루틴이랍니다.
[보노는 O이 정말 많다]
보노는 큰 덩치에 비해 '겁'이 조금 많아요. 거침없는 성격으로 뛰어다닐 것 같지만, 사실 산책 나가서 급쫄보가 되는 일이 잦죠. 산책하러 나가서 전동 킥보드를 보면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큰 빗자루도 특히 무서워 한다고 해요. 한 번은 보노가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보고도 기겁한 적이 있다고 해요. 보호자님은 보노가 이렇게 겁이 많은 건 아마 어렸을 적 사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어요.
보노와 가족이 되기까지
보노는 입양 전 대전의 한 보호소에서 살았습니다. 보호소로 오기 전 이미 한 번 파양 당한 경험이 있었죠. 반려견으로 살던 보노가 하루아침에 보호소로 보내진 이유는 황당했어요. 전 보호자는 "너무 커서 감당이 안 된다"며 보호소로 보노를 보냈다고 합니다. 새끼였을 때는 작고 귀엽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보노를 보며 전 보호자는 가족의 연을 끊어 버린 거죠. 보노가 머물던 보호소는 환경이 좋지 못했어요. 더운 여름을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 견뎌야 했으며, 사료도 제대로 주지 않아 보호소 개들은 밥을 굶어야 했대요.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생후 3주부터 1세 전후까지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세상의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사람과 살아가는 법, 다른 개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거죠. 전문가들은 최소 생후 1년 정도는 반려견이 다른 강아지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회를 자주 만들며, 성견이 되기 전에 새롭고 다양한 자극을 최대한 많이 느끼는 게 좋다고 전합니다. 보노는 이렇게 중요한 사회화 시기 때 파양을 겪고, 보호소에서 살게 됐어요. 열악한 환경의 보호소 안에서 다양한 경험이란 사치에 불과했죠. 현재의 보호자는 보노가 겁이 많아진 게 지금보다 어렸을 적 사회화 시기의 교육을 놓쳤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보노의 현재 보호자는 보노를 입양하기 전 유기견 두 마리를 임시 보호한 경험이 있었어요. 해외입양이 결정된 댕댕이를 데려와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폈죠. 임시 보호가 끝나 강아지들을 해외로 보내면서 울기도 많이 울고 힘들었지만, 뜻깊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려견을 입양하기로 결정했고, 파양당한 아이를 데려와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해요. 온라인으로 찾아보다 보노의 사연을 알게 돼 입양까지 하게 된 거죠.
한창 세상을 배울 시기에 파양을 겪고, 보호소에서 지냈던 우리 보노. 세상 구경을 못하고 보호소에 살아 다양한 경험이 모두 새로워 겁을 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점점 당당해지고, 용기 내는 모습을 보여 뿌듯할 뿐입니다. 과거는 조금 힘들었을지 몰라도 현재는 행복한 보노예요. 우리 보노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아들입니다!
보노 보호자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보노 보호자는 입양 후 모든 순간이 특별하지만,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보노를 입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요. 가족들은 보노와 함께 반려견 전용 운동장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이때 보노는 리드줄을 풀고 넓은 운동장을 마구 뛰어다녔다고 해요. 마치 그동안 뛰지 못한 한을 풀기라도 하듯 미친 듯이 달리고 또 달렸죠.
이 모습을 본 보호자는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달리기 좋아하는 보노가 그동안 보호소에 살며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갔기 때문이죠. 지금도 보노는 반려견 운동장에만 가면 행복한 미소를 보이며 신나게 뛰어다닌다고 합니다. 반려견 운동장에서 세상 신나게 뛰어다니는 보노의 해맑은 미소를 함께 감상해 볼까요~?
TO. 보노에게
보노야, 우리 가족이 된 지 이제 100일이야. 처음 집에 왔을 때는 눈길도 안 주고 곁을 안 줬는데, 지금은 마음을 많이 열었지. 우리도 네 곁을 잠시 지나쳐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였어? 전 보호자처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 마음 안 줬던 거라면 마음이 좀 아프네. 엄마, 아빠는 네 곁에 평생 있을 거니까, 우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안 좋았던 일은 잊고 오로지 네가 좋아하는 간식만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FROM. 보노 보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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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보노 보호자님(Instagram @bono_k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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