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이병철 선대회장이 안국화재 지분 상속
삼성이 가진 지분과 맞교환하면 CJ 기틀 마련
자식 삼남매 경영권 분쟁 없게 교통정리 역할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이 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누나로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 고(故) 이맹희 CJ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삼성 가와 인연을 맺었다. 슬하에 이 회장,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등 삼남매를 뒀다.
'CJ 실세' 손복남 고문…그룹 초석 세운 배경은
손 고문은 CJ그룹의 전신 제일제당을 물려받아 아들 이 회장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울 수 있도록 뒷받침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인은 남편 이 명예회장이 1966년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아버지 이 선대회장의 눈 밖에 나자, 남편을 대신해 CJ그룹을 독립시키는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선대회장은 맏며느리인 고인을 아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재산 분배 당시 장남 대신 고인에게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을 상속했다. 송 고문이 이 지분을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제일제당 지분과 맞교환하면서 현 CJ그룹의 주춧돌을 다졌다는 평가다. 고인은 1987년 이 선대회장이 별세한 뒤 시어머니 박두을 여사가 2000년 1월 타계할 때까지 서울 장충동 본가에서 모시기도 했다.
제일제당은 1996년 제일제당건설, 제일씨앤씨, 제일냉동식품, 제일선물 등 5개사로 구성된 제일제당그룹으로 공식 출범했다. 그 해 고인은 맏아들 이 회장에게 자신의 주식을 모두 넘겨 후계 구도를 완성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딸 이미경 부회장, 광고 회사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둘째 아들 이재환씨가 경영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 삼남매가 큰 분쟁 없이 역할을 나누게 된 배경에도 손 고문의 역할이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본사에 출근해 정기적으로 업무를 보며 CJ그룹에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5년엔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되며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친지 및 지인 조문은 6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CJ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한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