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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발 사격 권총으로 미국의 역사를 뒤바꾼 이름 '콜트'

입력
2022.11.04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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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라센버거 '콜트'

1855년 그려진 새뮤얼 콜트 초상화. 코네티컷주립도서관 소장

1855년 그려진 새뮤얼 콜트 초상화. 코네티컷주립도서관 소장

연발 사격이 가능한 회전식 권총인 리볼버의 제조사 콜트 창립자인 새뮤얼 콜트(1814~1862)는 19세기 미국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생전엔 미국 10대 부호였고 미국 산업혁명의 기수였으며 서부 개척을 이끈 주인공이었다. 부품 호환이 가능한 규격화된 총기를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해 총기산업의 혁명을 일으켰다.

콜트는 토머스 에디슨부터 헨리 포드, 토머스 왓슨에서 스티브 잡스 등으로 이어지는 파괴적 혁신가의 원형으로 꼽힌다. 그러나 콜트에 대한 전기는 많지 않다. '콜트'를 쓴 미국 논픽션 작가 짐 라센버거에 따르면, “콜트에게는 ‘불쾌한 진실’이 있었고 상속인들이 이런 진실을 감추려 했기에” 자료가 충분치 않아서다. 저자는 기존의 자료에 더해 학자들이 남긴 각종 논문과 책, 총기 수집가들의 기록 등을 종합해 콜트의 삶을 재구성했다. 책의 부제는 '산업 혁명과 서부 개척 시대를 촉발한 리볼버의 신화'다.

콜트는 유능한 사업가로 추앙받기도 하지만 사기꾼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평가만큼 삶도 극적이다. 학교에 가기 싫어 인도로 가는 배를 탔던 청년은 한때 떠돌이 이산화질소 판매원으로 살았다. 뉴욕을 떠들썩하게 한 살인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형 존 콜트의 탈옥을 사주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고, 이후 형수와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남북전쟁 당시엔 남군과 북군 모두에 무기를 판매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특허 연장을 위한 뇌물 살포나 무기 밀수 등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은 사건에도 자주 연루됐다.

콜트·짐 라센버거 지음·유강은 옮김·레드리버 발행·516쪽·4만2,000원

콜트·짐 라센버거 지음·유강은 옮김·레드리버 발행·516쪽·4만2,000원

콜트 리볼버는 미국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서구 개척의 필수품이 된 이 권총은 사격할 때마다 재장전을 해야 했던 단발식 총기를 대체하며 미국 원주민(인디언) 학살의 도구로 활용됐다. 이처럼 이 책엔 총기 산업과 관련한 그림자도 짚는다. 저자는 "새뮤얼 콜트와 그의 총과 미국에 벌어진 일들을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말고는 다른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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