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즐기러 온 외국인 관광객 겨냥 기획"
참사 직후 홈페이지 게시된 보도자료 삭제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관광재단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사고 현장 인근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핼러윈 행사에 대해 "주최가 없는 행사였다"고 거리를 뒀지만, 정작 산하기관에선 해당 행사를 활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셈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관광재단은 지난달 28일과 29일 오후, 참사가 발생한 골목 인근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뒤편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서울관광재단은 홍보 부스에서 '디스커버서울패스' 홍보물을 나눠주고, 인스타그램 홍보 계정을 팔로우하면 기념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디스커버서울패스는 서울 주요 관광지를 무료 입장하거나 면세점과 공연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에서 "핼러윈 분위기를 위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진행 요원 분장을 한 스태프들을 배치한다"며 "거리 두기 없는 핼러윈을 맞이해 이태원 일대 축제를 즐기기 위해 나온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기획했다"고 홍보했다. 재단에 따르면 홍보 부스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됐고, 오후 7시에 철거됐다. 당초에는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할 계획이었다.
재단 측은 홍보 부스를 조기 철거한 이유에 대해 "당일 준비한 홍보물 50장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당일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위험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며 "서울시와 관련 내용을 공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틀 동안 책정된 홍보 예산은 38만5,000원이었다"며 "아르바이트 2명, 재단 직원 2명이 1m 너비 책상을 놓고 운영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관광재단은 참사 직후인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게시했던 보도자료를 삭제했다. 보도자료 삭제 이유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국가 애도기간에 '핼러윈을 즐겨요'라는 문구가 적절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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