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근조 모드 벗고 정부 책임론 본격 제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2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 “어떻게든 국민들의 분노를 줄이고 자신들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에서 △정부가 리본에서 ‘근조’ 글씨를 떼라고 지시하고 △참사가 아닌 사고라는 표현을 쓰고 △분향소에 영정사진과 위패를 생략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통 속에 오열하는 국민 앞에서 이런 꼼수를 쓰며 우리 유족과 피해자를 우롱해서 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농담과 함께 잠시 미소를 지어 보인 것을 두고 이 대표는 “경악할 만한 장면”이라고 평하며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해야 할 총리가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농담을 했다. (그 자리가) 농담을 할 자리인가”라고 일침을 놨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외신기자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당 지도부 '근조 모드' 대신 정부 책임론
이날 당 지도부는 '근조 모드'에 머물지 않고 일제히 정부 책임론을 꺼내 들며 견제 수위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전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응을 꼼꼼히 살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적, 도의적, 행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급했고, 박찬대 최고위원도 “참사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진정한 애도”라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의 최종 책임자는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은) 우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도중 눈물을 보인 것을 두고 “(참사) 현장에 가서도 안 나던 눈물인데, (사건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경고하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사실이 드러난) 녹취록이 공개되니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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