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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녹취 공개 후 '경찰 책임론' 몰아가는 與... '이상민 거취'는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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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녹취 공개 후 '경찰 책임론' 몰아가는 與... '이상민 거취'는 분분

입력
2022.11.02 16:50
수정
2022.11.02 16:5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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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직후 '추궁보다 추모의 시간'을 강조했던 국민의힘이 경찰의 부실한 대처가 알려진 이후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1일 경찰이 공개한 112 녹취록에서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알리는 신고가 빗발쳤던 사실이 드러나자, 더 이상 추궁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을 두고선 '자진사퇴', '진상규명 후 판단' 등으로 견해가 갈리고 있다.

與, 경찰 대응 언급하며 "온당한 책임 물어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참사 발생 전 112에 접수된 신고전화를 거론하며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되었는지, 기동대 병력 충원 등 충분한 현장 조치가 왜 취해지지 않았는지 원인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온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도 기간이 끝나면 철저한 원인 조사와 상응하는 책임 추궁 그리고 그에 따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부 2인자'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경찰을 질타했다. 그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안일한 판단이나 긴장감을 늦추는 일이 있다면 국민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정부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안전 확보를 위한 범정부 TF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안전 확보를 위한 범정부 TF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은 그간 책임 대상을 지목하기보다는 참사 수습과 희생자 추모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러나 전날 112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경찰의 초도 대처가 부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 대응에 대해 질책했다는 소식도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정 위원장은 "112신고 녹취록도 윤 대통령 지시에 의해 공개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당에선 그만큼 윤 대통령이 '경찰 책임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안철수 "윤희근 경질·이상민 자진사퇴"... 다수는 "윤심이 우선"

지난달 31일 유승민 전 의원이 '이상민 장관 파면'을 주장했음에도 당내 울림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녹취록 공개 이후 이 장관은 물론 윤희근 경찰청장의 거취에 대한 공개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청장을 즉시 경질하고 사고 수습 후 이 장관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도 "이 장관과 윤 청장은 본인들의 거취에 대해서 판단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빨라야 한다"고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이 장관과 윤 청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선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 의중이 중요하다는 기류가 다수다. 특히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장관의 거취 표명을 압박할 경우, 대통령실과 여당 간 불협화음을 내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수사가 진행되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면 거취에 관한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경찰 대응에 대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그 범위나 시기는 조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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