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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5명 모이면 위험… 이태원 참사 때는 6.6명" CNN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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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5명 모이면 위험… 이태원 참사 때는 6.6명" CNN 분석

입력
2022.10.31 18: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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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면 위험도 증가하는 '밀밭 효과' 발생
"인파 몰린 현장 분석하는 훈련해야 "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뉴시스

"군중 밀집도가 제곱미터(㎡)당 5명을 넘는 순간 사고 발생 등 위험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에는 ㎡당 6.6명이 몰렸다."

미국 CNN방송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서포크대 G. 키스 스틸 교수의 연구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1㎡ 크기의 면적에 밀집한 사람 수에 따라 사고 위험성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다뤘다. 논문에 따르면 ㎡당 1, 2명까지는 사람 사이의 간격이 매우 여유롭고 이동도 자유로웠다. ㎡당 3명까지 늘어나면 조금 붐빈다. 술집의 혼잡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당 4명부터는 사람들의 간격이 좁아지지만, 신체 접촉이 확 늘진 않는다.

사고가 발생하는 임계점은 군중 사이에 신체 접촉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하는 ㎡당 5명이다. 이때 사람들이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서로를 밀친다면, 넘어지거나 다칠 수 있다.

논문은 ㎡당 6명에 이르면 상황이 훨씬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자기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스틸 교수는 "사람들이 서로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높은 운동에너지와 밀도 때문에 인파가 무너진다"며 "이른바 ‘밀밭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이 불면 밀밭의 빽빽한 밀이 파도 치듯 앞뒤, 좌우로 거세게 흔들리는 모습에 빗댄 표현으로, 대규모 인파가 한자리에 가만히 정지해 있을 때는 괜찮지만 이동할 때는 위험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된다는 뜻이다.

압사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의 내리막 골목은 길이 45m, 폭 4m 내외로 약 180㎡(55평) 정도의 넓이로 추산된다. 여기에 약 1,200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당 6.6명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스틸 교수의 기준을 적용하면 이미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뜻이다. 당시 인파가 골목을 빠져나가려고 움직이면서 밀밭 효과에 따라 위험이 비약적으로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군중 밀집도를 현장에서 파악하긴 쉽지 않다고 스틸 교수는 지적했다. ㎥당 4명이 모인 경우와 6명인 경우를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스틸 교수는 “사람 수가 아닌 사람 사이 간격을 봐야 밀집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며 “(정부 등 행사 주최자들은) 인파가 몰린 현장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반복적으로 분석하는 훈련을 통해 현장 안전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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