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위로 방문자·메시지 폭증
태국인 사망 확인, 카오산로드 긴급 점검
30일 오전 베트남 빈딘성(省)에 사는 A씨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딸 B(21)씨가 전날 밤 "핼러윈이라 친구들과 놀러 갔다 올게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었다. 그 시각 베트남 공영방송(VTV)에선 한국 이태원 참사 소식이 계속 보도되고 있었다.
2020년 한국 수도권 C대학으로 유학을 온 B씨는 가족과 매일 연락을 하고 지냈다. '한류 콘텐츠 인플루언서'가 되길 꿈꾼 B씨는 여의도 벚꽃 축제·서촌 한옥마을 방문 영상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행복한 서울 생활'을 가족들과 공유했다.
베트남, 사망 소식에 피해자 SNS 줄지어 방문
A씨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30일 오후 주한 베트남 대사관은 B씨의 사망을 가족들에게 알렸다. A씨는 혼절했다.
베트남인들도 슬픔에 빠졌다. B씨의 틱톡과 페이스북엔 애도의 글이 무수히 달렸다. "하늘에서라도 별이 되길 바란다", "당신의 영혼이 구원되길 기도한다"는 위로가 이어졌다.
B씨 동영상의 조회수는 평소 6만~7만 건이었다. 31일 오전엔 100만 건을 돌파했다. 그러나 "한국 문화를 베트남에 알리는 인플루언서로 성공하겠다"는 B씨의 꿈은 영원히 이룰 수 없게 됐다.
B씨 시신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 안치돼 있다. B씨를 고향으로 데려 가기 위해 유족들이 곧 한국에 온다.
태국인도 사망… 총리 "애도 표한다"
두 달 전부터 어학연수를 위해 서울에서 지낸 태국 여성 D(27)씨도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이태원 참사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태국인 피해와 관련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31일 방콕 카오산로드 등 핼러윈 행사가 열리는 지역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태국 관광협회는 행사지 참가 인원 제한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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