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홍빈, 이태원 현장서 구조활동
KBS 사극 ‘징비록’, SBS ‘당신을 주문합니다’ 등에 출연한 배우 윤홍빈(28)이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했다며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글을 남겼다.
윤홍빈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참사는 함께 아파하고 애도해야 할 사건"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논의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전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할로윈 이태원을 즐겨보자는 생각에" 여자친구와 이태원에 갔다가 혼란스러운 거리 상황과 희생자들이 사고로 이송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메인거리는 그야말로 카오스였고, 여자친구와 거리를 떠밀려 다니며 위험하다는 말을 수십 번은 했던 것 같다"며 "밀지 말라는 고성과 밀라는 고성이 뒤섞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홍빈은 “이리저리 밀리며 넘어질 뻔 하기를 수십 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넘어져서 일으키려 시도했는데 사람들에겐 (그 여자분이) 넘어진 게 보이지 않아 계속 밀려 내려갔다”며 “겨우겨우 소리를 질러 여자분을 일으켜 다시 세웠고 우리는 얼른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빠져 나가기 위해 수십 분을 노력해야만 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인파에서 빠져나온 뒤 약 한 시간 정도가 흐른 뒤 지인이 운영하는 주점에 들어갔고 잠시 나왔을 때 사람들이 한두 명 실려가기 시작했다면서 이날의 사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구조된 사람들을 더 이상 구급차로 실을 수 없게 되자 골목에 의식을 잃은 희생자들을 내려놓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고 한다.
윤홍빈은 "경찰이나 구급대원 인력이 부족해 저도 바로 달려가서 CPR을 실시했다"며 "20분 넘게 CPR을 실시하고, 여자친구도 (희생자의) 팔다리를 주무르며 인공호흡을 하며, 어떻게든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함께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며 처절하게 (구조 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골목에서 수십 명이 동시에 CPR을 실시했고 ‘제발 눈 떠’라는 말이 사방에서 들려왔다"며 "제가 CPR을 실시하던 거리에서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제가 살리려 노력했던 분도 결국 살리지 못했다"고 했다.
윤홍빈은 이 글에서 경찰의 사전 조치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이 참사는 전조증상이 충분히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참사였다"면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사전에 있었고 경찰분들은 대로변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음식문화의 거리에 들어와 있었어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또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가운데 경찰분들이 서 있기라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많은 경찰공무원이 너무나 힘들고 고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배치를 잘못한 사실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제발 모두가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뼈저리게 노력했으면 좋겠다"면서 "원인을 밝히고 반복되지 않는 거에만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홍빈은 2010년 KBS 드라마 '명가'로 데뷔한 뒤 KBS '대왕의 꿈', JTBC '네 이웃의 아내', KBS '징비록', 영화 '인질' '시간이탈자' '암살'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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