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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 유독 심해지는 '건선'…10~20년 지속되고 재발도 잦아

입력
2022.10.2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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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건선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만성 피부병이다.

희고 두툼한 각질이 판처럼 덮여 있는 피부 병변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건선 환자는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인해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위축될 때가 많다. 자칫 잘 씻지 않는다거나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실제 건선 환자에서 우울증 빈도가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건선협회연맹(IFPA)은 2004년 10월 29일을 ‘세계 건선의 날(World Psoriasis Day)’로 정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를 열어 건선에 대한 오해와 편견 해소에 나서고 있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의 피부 증상은 보통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두드러지고 여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햇빛, 특히 자외선은 건선 증상을 완화해 주는데, 겨울은 보통 일조 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건선 환자는 지난해 15만8,986명으로 하루 평균 435.6명이 병원을 찾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4년 전인 2017년 16만8,688명보다는 1만명 가까이 줄었지만(9,702명), 아직도 적지 않은 인원이 병원을 찾은 셈이다.

건선 원인은 면역체계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 면역세포 가운데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 자극, 건조한 환경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주증상은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과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다. 주로 두피나 팔꿈치, 무릎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잘 생긴다.

건선은 피부를 떼어내는 피부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그렇다고 건선을 단순히 피부에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외에도 관절, 심혈관, 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준다.

건선 환자에서 일반인보다 관절통, 심근경색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중증이라면뇌졸중, 당뇨병, 염증성 장 질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과도 차이가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눈 또는 귀 주위, 무릎, 팔꿈치 접힌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반면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아토피 피부염보다 덜하고, 가려움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치료는 병변 범위에 따라 다르다. 범위가 작으면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보통 광선 치료나 면역 조절제 등이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은 다인자성 원인에 의한 질환으로 담배ㆍ사우나 등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위나 스트레스 등으로도 악화할 수 있다”며 “건선은 한 번 걸리면 10~20년 지속될 때가 많고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완치 개념이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건선을 예방하려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ㆍ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은 좋지 않다.

건선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침을 맞거나 강하게 때를 미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 채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식사가 건선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결과는 아직 없다. 음식 제한을 심하게 하기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건선 환자는 심혈관 질환과 비만을 동반할 때가 많아 체중 조절을 위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줄여야 한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은 잘 치료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지만 비슷한 각질성 피부 질환이 많아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치료 효과를 그르치기 쉽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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