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특위 위원에 '친윤' 배현진·함경우 합류
노원병 등 사고 당협 69곳 위원장 선임키로
당무 감사 예고에 '비윤계 솎아내기' 우려 커
국민의힘이 27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당협위원회 69곳의 위원장 선임 등을 위한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을 싣고 2024년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특위에 '친윤석열계' 위원들이 합류하면서 총선을 앞둔 줄세우기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석기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7명의 조강특위 명단을 확정했다. 이양수 전략기획부총장과 엄태영 조직부총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원내에서는 배현진(서울 송파을)·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의원, 원외에서는 함경우(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과 함인경 법무법인 강함 대표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다.
배현진 등 친윤계, 조강특위에 합류
이 가운데 배 의원과 함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각각 대변인과 상근 정무보좌역을 맡아 '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특히 배 의원은 지난 7월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이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해 비대위 출범의 물꼬를 텄다.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최 의원도 윤 대통령의 입당 전인 지난해 7월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 등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입당 촉구 성명에 참여한 바 있다.
조강특위는 전국 253곳의 당협 중 사고 당협 69곳의 위원장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사고 당협에는 당원권이 정지된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과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 지역구인 서울 강서병이 포함됐다. 새 위원장 공모를 시작으로 선임 관료까지 두 달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석 채우기'는 연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석기 위원장은 회의 후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비윤계 솎아내기?... 당무 감사 예고
당무 감사를 통해 기존 당협위원장 교체까지 검토하고 있어 조직 정비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정기 당무 감사를 당헌당규상 연 1회 하도록 돼 있는데, 2020년 이후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며 "3년째 안 해서 당무 감사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더욱이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살생부'를 작성할 조강특위에 친윤계가 다수 포진하면서 '비윤계 솎아내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는 물갈이 의도는 없다"면서 "당무 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내후년 총선 공천 심사 근거를 만들 '기초자료'를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에 따르면 "당무 감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은 각자 지역구에서 당원모집 활동 사진 등을 공유하며 성과를 부각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시험이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당무 감사 실시로 무게 추가 기울면서 차기 전당대회 일정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친 뒤 당무 감사에 돌입해도 60일간의 사전 고지 기간 등을 포함하면 내년 4, 5월은 돼야 개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대가 늦춰질 경우 당권 주자들의 폭도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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