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지역구 물려줄 자녀 없어
다음번 중의원 선거 때 선거구 축소
"야심 없는 사람이 한 번만 하고 물러나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중의원 지역구(야마구치현 4선거구)의 후임자를 놓고 자민당이 고민에 빠졌다. 일본에선 지역구 세습이 흔한 일이지만 아베 전 총리에겐 자녀가 없다.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는 아베 전 총리 배우자 아키에 여사의 이름이 끈질기게 언급되는 이유다.
야마구치현 4선거구 보궐선거는 일본 공직선거법에 따라 내년 4월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자민당은 “절대 질 수 없다"며 후보를 찾고 있다. 아베 전 총리의 형인 아베 히로노부의 아들, 동생인 기시 노부오 전 방위장관의 아들 등 혈족을 출마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아베 전 총리의 비서 출신인 마에다 신타로 시모노세키 시장과 측근 정치인들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그러나 조카들은 출마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다른 측근들은 ‘아베 브랜드’를 계승할 만한 자질이 입증되지 않았다.
야마구치현 4선거구가 공중 분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인물난을 가중시킨다. 야마구치현 지역구 4곳을 자민당이 전부 장악하고 있는데, 2025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선 3곳으로 통폐합된다. 4선거구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의 지역구인 3선거구와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4선거구를 차지하는 인사는 중의원 재선을 위해 하야시 장관과 예선 경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키에 여사는 올해 7월 아베 전 총리 사망 직후 소집된 당내 아베파 모임에 참석해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자민당은 아키에 여사가 '아베'의 이름을 걸고 나서 지역구 1곳을 수성해 주길 바라고 있다. 얼마 전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아베 전 총리의 지역 장례식(현민장)에서 그가 “남편은 야마구치현을 정말 좋아했다. 저도 이 지역을 위해 뭔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에 희망을 품는 기류도 있다.
다만 자민당이 아키에 여사에게 바라는 건 '1회용 출마'이다. 중의원 재선까지 도전해 하야시 장관과 맞대결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야시는 당내 아베파와 각을 세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가깝다. 아베파 관계자는 “제일 좋은 방안은 아키에 여사가 아베 전 총리가 남겨 둔 중의원 임기만 수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