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자제품 충전기 USB-C 통일법 통과
아이폰15부터 USB-C 충전기 탑재 전망
한국시장에서도 충전기 통일 가능성 높아
애플이 전자제품 충전기를 USB-C 유형으로 통일하겠다는 유럽연합(EU)에 백기를 들었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자체 개발한 '라이트닝 충전단자'를 담아왔다. 당초 애플은 EU의 충전단자 통일 움직임을 두고 "혁신을 방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강경한 규제 압박에 결국 충전단자 전환을 공식화했다.
애플 충전기, USB-C 타입으로 전환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그렉 조스위악 애플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은 25일(현지시간) "분명히 우리는 (충전단자 USB-C 타입 전환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EU 환경이사회가 '공통 충전기법'을 최종 승인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공통 충전기법은 2024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휴대용컴퓨터(태블릿 PC), 카메라 등 전자기기 충전기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내용이다.
이날 조스위악 부사장은 자사 제품의 충전기 타입을 언제부터 바꿀지 구체적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 충전기 통일 시점을 2024년으로 못 박은 만큼, 이르면 내년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15부터 충전기 유형이 전환될 수 있다. USB-C 유형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용 기기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애플 제품에도 해당 충전기가 적용되면 갤럭시 충전기로 아이폰을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 "환영"…한국에서도 USB-C 적용되나
애플이 USB-C 타입으로 충전기를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소비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충전기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전자제품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소비자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애플의 '충전기 상술'이 사라지길 기대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자사 제품에만 적용되는 라이트닝 방식 충전기를 스마트 기기와 따로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회사 측은 "충전기를 별도 판매하면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충전기 판매 수익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폰아레나 등 외신은 애플이 아이폰 패키지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한 뒤 약 50억 파운드(약 8조690억 원)의 비용을 아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애플이 유럽시장에서 충전기 유형을 USB-C 유형으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에서 팔고 있는 충전기 유형도 통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애플 전 세계 매출액의 24%를 차지하는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만큼, 충전단자를 통일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애플코리아 측은 앞으로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별도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도 충전단자를 USB-C 유형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올해 안에 USB-C 타입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할 계획이다. 다만 KS는 기업 강제사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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