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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6개월, 원홧값 하락이 무역적자 20억 달러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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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6개월, 원홧값 하락이 무역적자 20억 달러 줄였다"

입력
2022.10.26 16:34
수정
2022.10.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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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환율 변동 영향' 분석 보고서
"수입 줄이다 수출 늘려 불균형 완화"

지난달 1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지난달 1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무역 상대국의 수입 축소로 한국이 수출에 애를 먹은 최근 6개월간, 달러 대비 원홧값 하락이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을 그나마 20억 달러(2조8,500억여 원)라도 줄여줬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6일 공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최근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이 단기적으로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유발하고 있지만, 원ㆍ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무역 적자를 다소나마 줄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한 올 2분기부터 3분기까지 환율 변동이 무역수지에 미친 영향을, 한국을 뺀 다른 나라 통화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과 원ㆍ달러 환율 변동의 기여도를 구분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추정했다. 그 결과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은 해당 기간 한국의 무역 적자폭을 80억 달러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전체 상품 수출의 84%가 달러화로 결제되는 상황에서(지난해 기준), 수출 대상국의 달러 대비 환율 상승이 자국 통화 기준 수입 가격을 밀어 올려 한국 수출품에 대한 수입 수요를 줄였고, 이게 한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글로벌 강달러 탓에 확대된 것으로 최종 산출된 한국의 무역 적자폭은 60억 달러였고, 20억 달러의 차이를 만들어 낸 변수가 원ㆍ달러 환율 변동이었다. 보고서 설명은 이렇다. 단기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은 달러 기준 수출입 금액을 모두 감소시키는데, 수출액보다 수입액의 감소폭이 더 크다. 국제 무역이 주로 달러화로 결제되는 만큼 원홧값이 좀 떨어져도 수출 물량에는 큰 변동이 생기지 않는 반면, 수입 가격은 원화 기준이어서 약간만 올라도 수요가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다. 수입을 확 줄여 무역수지가 흑자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 강달러와 원화 약세 기간이 더 길어질 경우 아예 무역수지 방향이 흑자 쪽으로 바뀌리라는 게 보고서의 예상이다. 강달러가 2024년 2분기까지 2년간 지속된다면 한국에 62억 달러 무역 적자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액 확대를 견인하며 130억 달러 무역 흑자를 발생시켜 결과적으로는 68억 달러 흑자로 귀결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보고서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KDI 제공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보고서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KDI 제공

보고서를 쓴 김준형 KDI 연구위원은 “최근 원홧값 하락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여 불균형을 완화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환율이 외환시장 수급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어느 정도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책도 병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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