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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 초기 표정 관리하던 '라이벌' 네이버, 왜 이제 속앓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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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 초기 표정 관리하던 '라이벌' 네이버, 왜 이제 속앓이할까

입력
2022.10.26 05: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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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센터장과 함께 국감 불려간 이해진 GIO
네이버 피해 적었지만 '네카오'로 묶여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 커지자 네이버도 타격

김범수(앞줄 왼쪽부터)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GIO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범수(앞줄 왼쪽부터)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GIO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일어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이후 이상하게도 경쟁사 네이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실 카카오톡 장애 사고 발생 당시만 해도 메신저 '라인'을 적극 알리고 실제 가입자 수 증가라는 결과를 얻었다. 라이벌 회사의 대형 사고를 십분 활용하는 모양새였던 것.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네이버가 카카오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 플랫폼 기업으로 묶이는 만큼 카카오가 받는 각종 규제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4일 밤까지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종합감사는 '카카오 국감'으로 부를 정도로 카카오 서비스 먹통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국감 내내 머리를 숙여야 했다.

반면 함께 일반 증인으로 참석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와 최수연 대표에게는 '가뭄에 콩 나듯' 질문이 나왔다. 한 의원은 "네이버는 잘했는데 카카오는 그러지 못했냐"고 물었다.

이러자 여의도 정치권에선 '김범수 센터장 때문에 괜히 이해진 GIO도 국감에 나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카카오의 골목 상권 문제가 떠오르면서 같은 문제를 수년 전 해결한 네이버도 함께 불려 나왔다"며 "올해도 네이버는 빠르게 사고에 대처했지만 '네카오'로 묶여 함께 매를 맞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카카오발 규제 폭탄이 네이버까지 불똥 튀게 할 듯"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연합뉴스


문제는 카카오발 규제 폭탄이 카카오는 물론 플랫폼 업계 전체를 뒤덮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국회에선 카카오, 네이버 같은 부가 통신 사업자와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국가 재난관리 체계에 포함시키고, 서버 이중화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를 추진 중이다. 방송사나 통신사 수준의 안정성 의무를 요구하는 것이다.

사실 이 법안은 2020년에 발의됐다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지 못해 폐기됐다. 당시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법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막아섰던 네이버에 불똥이 튀었다. 당시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 업계는 '신고 사업자인 부가통신사업자에는 지나친 조치다', '이용자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 등의 논리를 내세우며 반대했다. 결국 본회의 문턱 앞에서 입법이 좌절되자 의원회관 내 과방위 전문위원의 사무실 앞에는 '네이버 관계자 출입 금지' 피켓이 걸리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일단 공정위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할 때 특혜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막을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종 규제 압박에 대해 이해진 GIO은 국감장에서 "사용자에 더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로 협력이 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용자 정보 보호가 고려되고 해외 업체와 차별 없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플랫폼 규제를 쉽사리 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가장 큰 피해는 카카오겠지만 네이버 역시 후폭풍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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