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국 식민지' 인도계 수낵 '최초의 비백인 총리' 예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국 식민지' 인도계 수낵 '최초의 비백인 총리' 예약

입력
2022.10.24 20:00
17면
0 0

인도계 이민자 가정... 200여년만 최연소 총리
금융인→정계 입문 7년 만에 '초고속' 총리로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이 영국 총리 취임을 사실상 예약했다.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의 유력한 경쟁자였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총리 집무실에 무혈 입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계인 수낵 총리가 탄생하면 '영국 최초의 비(非) 백인 총리'가 된다.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그의 집을 나서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그의 집을 나서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존슨의 백기… 수낵, 차기 총리 무혈 입성할 듯

영국 언론은 수낵 전 장관이 차기 총리 겸 보수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의원 내각제인 영국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당대표 후보 등록 마감 전부터 이런 전망이 나온 건 존슨 전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총리 재도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존슨 전 총리(9월), 리즈 트러스 현 총리(이달)의 연쇄 사퇴로 흔들리는 보수당은 당내 안정을 위해 후보가 1명이면 경선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경쟁자인 메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경선 출마 요건(당내 의원 100명의 추천)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존슨 전 총리는 '당 통합'을 불출마 사유로 들었다. 그는 " 당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마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잇단 도덕성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했고, 백인 총리를 선호하는 당내 표심을 믿고 총리직 복귀를 노렸다. 그러나 그 역시 의원 100명의 추천을 얻는 것이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50~60명 정도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영국 BBC방송은 추산했다.

수낵 전 잔관은 23일 현재 165명의 추천을 확보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그는 존슨 전 총리를 향해 "앞으로도 국내외에 공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고 하는 등 '승자의 여유'를 보였다. 존슨 내각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그는 이달 7월 장관직 사표를 내 존슨 전 총리의 파멸을 재촉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게트윅 공항에서 목격됐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게트윅 공항에서 목격됐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인도계 엘리트... 정계 입문 7년 만에 총리 타이틀 '코앞'

수낵 전 장관은 트러스 전 총리 사퇴 직후 후임 총리로 부상했다. 트러스 총리의 발목을 잡은 감세안을 가장 맹렬하게 비판한 게 수낵 전 장관이다.

수낵 전 장관은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인도가 과거 영국 식민지였다는 점 때문에 그의 정치적 야망엔 '제국이 역습을 당했다' 같은 표현이 따라 붙었다. 1980년생인 그가 총리가 된다면,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다만 수낵 전 장관은 유럽의 여느 이민자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그는 '전형적 영국 엘리트'이다. 인도 신분제인 카스트에서 제일 높은 계급인 브라만 출신으로, 의사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를 뒀다. 인도 정보통신(IT) 대기업 인포시스의 창업자 딸인 아크샤타 무르티와 결혼해 7억3,000만 파운드(약 1조1,905억 원)라는 막대한 부를 보유하고 있다고 올해 초 영국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경력도 화려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를 거쳐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로 활동했고, 2015년 영국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5년 만인 2020년 2월 내각 최고 요직인 재무부 장관에 기용되며 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 위기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으나, 영국의 경제도, 차기 총리가 될 그의 운명도 풍전등화의 처지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