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정당국 안에 반대한 교육부 "올해는 달라"
시도교육감협의회, 조직 꾸리고 홍보 강화
윤석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에 반발하고 있는 시도교육청과 교원단체 등이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초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유초중등 교육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육재정교부금 중 일부를 대학과 평생교육에 투자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교육계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에 불과하다며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정부의 의지를 꺾기 힘들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여론전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비롯해 10개 학부모·시민단체, 교원단체와 122개 단체가 모여 이달 10일 출범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재정당국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교부금 개편을 주장하지만,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학급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와 맞지 않는다"며 "고등·평생교육 예산은 별도의 교부금을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초중등 교육 예산이 유지돼야 하는 이유로 크게 5가지를 꼽았다. △의무 교육임에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방과후 교육비, 체험학습비 등을 없애 완전한 의무교육을 실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학력 격차와 정서 결핍 해소 △질 높은 공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의 교육환경 조성 △7,700여 동에 이르는 40년 이상된 노후 건물 신축 등 교육환경 개선 △과대학교와 과밀학급 해소 및 교원 확충 등에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지철 지방교육재정 교육감 특별위원회 위원장(충남도 교육감)은 "전국 초중고 건물 중 40년 이상 된 건물이 19.3%에 달하고,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된 학교가 전국에 6,636개"라며 "학생수 28명 이상 과밀학급이 4만439개로 전국 학교의 28%나 되는 등 시설 및 교육환경 개선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범국민 서명운동으로 교육교부금 개편을 저지하는 여론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도교육감들과 학부모 및 교원단체들이 숱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육부는 재정당국의 교육교부금 개편 방침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올해는 예산 효율화를 강조하는 기조가 워낙 강해 교부금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고, 이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교육교부금 개편안 저지를 위해 국회 방문, 대정부 설득, 집회·시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교육교부금 축소에 따른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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