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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 박정현이 보여준 절정의 가창력...3년 만의 단독 콘서트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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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 박정현이 보여준 절정의 가창력...3년 만의 단독 콘서트 '지금'

입력
2022.10.23 16: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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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정현이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 '지금'을 열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정현이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 '지금'을 열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답답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자주 느꼈던 감정은 그리움이 아닌가 싶더군요. 그래서 기억과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노래부터 불러드리고 싶어 첫 곡으로 데뷔곡을 불러드렸습니다.”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지금’ 마지막 공연에서 가수 박정현이 처음 부른 곡은 ‘나의 하루’(1998)였다. 보라색 정장을 입고 가을빛 억새밭으로 장식된 무대에 오른 그는 첫 곡부터 라이브인지 시디를 재생한 건지 혼동할 정도의 완벽한 가창으로 1,300여 명의 관객을 압도했다. 진정한 가수는 현란한 퍼포먼스나 요란한 기계음, 교묘한 립싱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목소리로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재확인시킨 무대였다. 1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치러진 공연은 박정현이 2019년 ‘만나러 가는 길’ 이후 3년 만에 여는 단독 콘서트였다.

가수 박정현이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단독콘서트 '지금'을 열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정현이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단독콘서트 '지금'을 열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 공연은 박정현의 기량이 팬데믹을 거친 3년간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고, 이달 개관한 LG아트센터 서울의 음향이 대중음악과도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 보여줬다. 꾀꼬리처럼 솟아오르는 고음은 조금의 파열도 없이 온전히 전달됐고, 두 번째 곡 ‘디 엔드’를 관통한 어쿠스틱 기타는 선명하게 공간을 울렸다. 박정현이 ‘광곡(狂曲·음울하면서 극적인 감정 표현이 특징인 곡들로 박정현의 팬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설명한 록 편성의 연주에선 육중한 드럼이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게 객석을 두드렸다.

이번 공연은 박정현이 관객과 만날 수 없었던 3년의 갈증을 해소한 공연이기도 했다. “머릿속에서 어떤 멜로디가 자꾸 맴도는데 그게 내 노래인지 알아채는 데 한참이 걸렸다”고 소개한 ‘까만 일기장’처럼 오래된 기억 속 노래를 되살리기도 했고, ‘하늘을 날다’ ‘이름을 잃은 별을 이어서’ ‘레츠 비 어 패밀리’ 등 올 초부터 사계절 프로젝트로 발표한 미니앨범(EP) 연작 시리즈 수록곡들을 처음 무대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사계절 연작 EP의 마지막인 가을 앨범에 담길 예정인 미발표곡 ‘말 한마디’도 이번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했다.

가수 박정현.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정현.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잔잔한 발라드로 시작해 ‘몽중인’ ‘상사병’ ‘하비샴의 왈츠’를 이어 붙인 ‘광곡’ 메들리와 ‘레츠 비 어 패밀리’ ‘하늘을 날다’ 같은 업템포의 곡으로 열기를 끌어올린 뒤 극적인 악곡 구성이 인상적인 ‘송 포 미’로 절정을 이룬 점층적 공연 연출은 박정현의 다채로운 장르 소화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공일오비 출신 정석원이 작곡한 곡이자 최근 넷플릭스 음악 예능 ‘테이크 원’에서 '인생무대'로 선보였던 ‘송 포 미’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전에는 팬들이 너무 좋아해서 노래해드리고 싶어도 너무 힘들어 못 했다”고 밝힌 그는 “아름다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상상도 하지 못할 멋진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본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가수 박정현이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정현이 22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정현은 이전 콘서트 때마다 앙코르 곡으로 불렀던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 대신 ‘PS. 아이 러브 유’로 2시간 반에 이르는 공연을 마쳤다. 현재를 받아들이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자는 메시지도 앙코르 무대에서 전했다. “한동안 코로나19 시국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달라진 세상을 그냥 받아들이고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싶어졌어요. 우리 지금을 즐겨요.”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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