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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한국에 10년간 29조 달러 기여?" 사실은 美 포천 기사 오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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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한국에 10년간 29조 달러 기여?" 사실은 美 포천 기사 오류였다

입력
2022.10.19 14:30
수정
2022.10.19 14:39
0 0

'BTS 경제효과' 주목한 미국 잡지 포천 기사
2018년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잘못 인용해

방탄소년단이 지난 15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이 지난 15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하이브 제공

세계적 인기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 입대가 예고되면서 전 세계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인 가운데, 미국의 경제 전문 잡지 포천(Fortune)은 경제잡지답게 'BTS의 경제효과'에 주목했다. 문제는 이 매체의 잘못된 표현이 지속적으로 인용되면서 혼란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포천은 지난 18일 발행한 기사에서 "2014∼23년 BTS가 인기를 유지할 경우 한국 경제에 29조1,000억 달러를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7년 예산에 이르는 비현실적인 수치다. BTS가 졸지에 10년 동안 4경1,000조 원을 기여하는 그룹이 된 것이다. 오류가 확인된 후 포천은 해당 수치를 294억 달러로 제대로 고쳐서 다시 발행하고 오류가 있었음을 알렸지만, 내용이 여러 인터넷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간 뒤였다.

애초에 포천의 보도는 4년 전인 2018년 12월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행한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당시 이 보고서는 한국일보를 포함해 다수 한국 언론이 인용 보도했으며 포천의 보도 역시 당시 연합뉴스의 영문판 보도를 재인용하고 있다.

2018년 당시 보고서를 보면 "방탄소년단이 지난 5년간 얻은 인기의 평균 수준을 향후 5년간 유지한다면 총 10년간(2014~23년) 발생하는 생산유발효과는 41조8,6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4조3,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돼 있다. 41조 원을 현재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294억 달러가 된다. "BTS의 군 입대로 한국이 연 5조 원의 수익을 잃는다"는 표현의 근거도 여기서 나온다.

포천 인용 보고서, 2018년 기준... 구글 트렌드 검색량으로 인기도 측정


구글 트렌드로 집계된 전 세계 BTS 검색량 추이. 기간은 2014년 9월∼2022년 9월. 최대 검색량이 집계된 2021년 9월을 100으로 놓고 검색량을 상대적으로 비교한 수치다. 자료=구글 트렌드

구글 트렌드로 집계된 전 세계 BTS 검색량 추이. 기간은 2014년 9월∼2022년 9월. 최대 검색량이 집계된 2021년 9월을 100으로 놓고 검색량을 상대적으로 비교한 수치다. 자료=구글 트렌드

포천이 인용한 보고서의 수치는 어디까지나 2018년 기준으로, 몇 가지 가정을 두고 도출한 결과다. 실제로는 BTS가 한국 경제에 기여한 정도가 이보다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애초에 문화현상의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BTS의 국제적 인기 척도를 계량화하기 위한 대리변수로 검색엔진 구글이 '구글 트렌드'로 집계한 전 세계 검색량 추세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계량화한 BTS의 인기가 다른 변수의 효과를 배제한 상태에서 국내 외국인 관광객 및 의복·화장품·음식 등 한국 상품의 수출액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고, 이것이 다시 유관 업종으로 확대돼 한국 경제 전반에 불러오는 생산 효과를 측정했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2014∼23년 총 10년간 BTS의 생산유발효과 41조 원'은 2018∼23년 BTS의 인기가 2014∼18년 기간과 비슷하게 성장할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당시 이미 해당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적시했다. BTS 인기의 계량화를 위한 대리변수로 구글 트렌드의 검색량을 활용한 것에 대해 일부 국가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거나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수치는 BTS와 직접적으로 연관한 영향만을 계산하고, 국가 및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따른 무형의 효과는 제외해 계산한 것이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콘서트 1회로 1조2,000억 경제효과" 주장도

BTS의 경제적 파급효과 도출을 시도한 것은 현대경제연구원만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은 2020년에 BTS가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차트 '핫 100' 1위를 달성하자, 이로 인한 화장품·식료품·의류 등 연관 소비재 수출 증가 규모를 3,717억 원, 생산유발효과는 8,15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은 올해 4월 공개한 보고서에선 BTS가 콘서트 1회를 치르는 것만으로 그 경제적 파급효과가 6,197억 원에서 최대 1조2,207억 원까지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국내에서 연간 10회 공연을 가정할 경우 최대 12조2,068억 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다만 이는 BTS의 1회 공연이 3일 진행되고, 매일 6만5,000여 명의 관객이 모두 들어오고, 그 가운데 해외에서 오는 관람객이 최대 5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는 매우 낙관적인 가정을 내걸고 도출한 금액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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