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우크라에 백지수표 안 써"
'미국 우선주의' 선호 분위기 "US ATM 아냐"
특히 군사 지원 아닌 인도적 지원에 회의적
다음달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조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일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선호하는 하원 공화당의 일인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일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 미 매체 펀치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blank check)'를 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하는 게 유일한 방안이 될 수 없고, 백지수표 역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하원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및 인도적 지원을 거의 무제한적으로 하는 상황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이다.
더힐은 매카시 원내대표의 발언을 "우크라이나 원조가 공화당 주도의 하원에서 더욱 험난한 길에 직면할 것이라는 가장 명확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현재 하원 소수당인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탈환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이 경우 공화당 하원 일인자인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바이든 정부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은 지금까지 의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非)개입주의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선호하는 하원 공화당 일각에서는 이러한 무차별적인 지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엄존했다. 이 때문에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지금과는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일례로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인도적 지원안을 담은 400억달러(당시 약 51조 원) 규모의 법안을 처리할 때 공화당에서는 상원의원 11명, 하원의원 57명이 반대표를 행사할 정도로 공화당 내 반대표는 적지 않았다. 현재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이런 반대에도 법안이 무난히 통과될 수 있었지만, 하원이 공화당에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 반대론자인 공화당의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은 "우리는 'US(미국)'이지 'US ATM(미국 현금인출기)'이 아니라는 걸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적지 않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군사 원조에 대해서는 지지를 표한다. 비군사적인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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