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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 "팬들에겐 동네 아저씨 같은 감독...3년 안에 KS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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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 "팬들에겐 동네 아저씨 같은 감독...3년 안에 KS 가겠다"

입력
2022.10.18 16:4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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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 뒤 그라운드에서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엽 두산 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 뒤 그라운드에서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꿈에 그리던 감독이 됐으니 높은 곳을 향해 달리겠다. 3년 안에 한국시리즈까지 해보고 싶다.”

‘잠실곰’을 지휘하는 ‘국민 타자’ 이승엽(46) 두산 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3년 계약 기간 동안 매년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숫자 ‘7’이 좋아 등번호 77번을 단 이 감독은 “내년 구체적인 목표 순위 발언은 너무 이른 것 같다”면서도 “올해보다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건 약속할 수 있다. 분명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맡은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강팀이다. 하지만 올해 9위로 처지면서 김태형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재야의 거물' 이 감독을 11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현역 시절 36번을 달고 뛰었던 삼성 출신 레전드의 깜짝 현장 복귀다.

이 감독은 “(은퇴 후) 5년간 떠나 있다가 감독 계약이 확정되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감독은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 더 나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며 “3년 계약 기간 안에 한국시리즈까지 해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푸른 유니폼만 입다가 지도자로 다른 팀 유니폼을 처음 착용한 이 감독은 취재진에게 “어색하죠”라고 물은 뒤 “(선수 때) 팀을 옮겨봤기 때문에 그렇게 어색하지 않다. 난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공교롭게 취임식 날 이 감독의 친정 삼성도 새 사령탑을 발표했다. 삼성의 16대 사령탑이 된 ‘국민 유격수’ 박진만(46) 감독은 이 감독과 동갑내기로 국가대표에서 한국 야구의 영광을 함께 했다. 박 감독도 이 감독과 계약 기간(3년)이 같다. 내년부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간 흥미로운 지략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이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사진촬영을 하던 중 돌아서서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사진촬영을 하던 중 돌아서서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감독은 “항상 삼성에서 받았던 큰 사랑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슴 속에 갖고 있다”며 “박진만 감독은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함께 뛰었던 좋은 친구다. 하지만 친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두산 승리를 위해 뛸 거다. 박 감독도 마찬가지다. 젊은 감독들이 중심이 돼 멀어진 팬들의 발길을 조금이라도 불러들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두산을 다시 일으켜야 할 이 감독은 내년 전력 보강을 위해 좋은 포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포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은 포수가 있으면 투수들도, 야수들도 경기를 편하게 풀어갈 수 있다”며 내부 자유계약선수(FA) 박세혁을 붙잡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학교 폭력’ 논란이 있는 신인 투수 김유성, 오른손 투수 이영하와 관련된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그는 “구단으로부터 김유성이 피해자와 충분히 사과하고 화해하려 한다고 들었다.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필요하다면 나도 사과할 용의가 있다. 이영하 선수도 잘 해결돼 팀에 복귀했으면 좋겠다. 그 전에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감독 역시 “선수 시절 (팬들에게) 크고 작은 실수를 했다”면서 “좀 더 낮은 자세로 가겠다. 동네 아저씨처럼 편안한 감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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