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어장에 닻 내려 대기 중 전복
18일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갈치잡이 어선이 전복돼 선원 4명이 실종됐다. 사고 선박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업할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 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40분쯤 서귀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29톤급 A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잇따라 해경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이날 오전 5시 8분쯤 A호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A호를 발견했다. 하지만 A호는 이미 뒤집힌 채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바닥만 보이는 상태였다.
해경은 선주 진술 등을 바탕으로 사고 당시 A호에는 선장 B(52)씨와 기관장 C(52)씨, 베트남 선원 D(30)씨, 인도네시아 선원 E(26)씨 등 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 관계자는 "A호 승선원 명부에는 선원 8명으로 기재돼 있지만, 출항 당시 변경 신고를 하지 않아 실제 승선원은 4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경은 A호가 사고 해역에 형성된 갈치 어장 조업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 악화된 기상 상황 때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이 자리를 선점하면 다른 어선들이 인정해주는 관례가 있어 조업 시작에 앞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A호도 닻을 내리고 조업 상황을 보며 대기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호는 지난 16일 오후 5시 59분쯤 모슬포항에서 출항했고, 전날 오후까지 인근 선단 어선과 연락이 닿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호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는 전날 오후 4시까지 잡혔다.
해경은 이날 오후까지 8차례 수중 수색까지 진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선체 내 진입이 어렵다”며 “현재 선실 내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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