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수천명 '유튜버'... '불법 리딩방 주인'이었다

운영자 4명·부당이득 200억 '역대 최대 규모'
300명 넘는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종목 추천
가격 오르면 팔아치워… "가입시 주의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금융감독원은 선행매매·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혐의로 대규모 부당이득을 올린 주식 리딩방 운영자 등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중에는 수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주식 유투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감원은 구독자를 활용해 시세 조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덜미가 잡힌 운영자는 총 4명으로, 추정 부당이득 규모는 무려 200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금감원은 올해 6월부터 불법 리딩방 적발 태스크포스를 꾸려 집중 조사에 착수했다.

리딩방 운영자들은 회원들의 자금을 총알로 활용하는 '선행매매'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 ①리딩방 운영자들은 카카오톡·유튜브·증권방송을 통해 회원들에게 특정 종목 매수를 유도했고 ②회원들의 매수세로 주가가 상승하면 ③추천하기 전 미리 사놓은 대규모 물량을 고점에서 팔아치워 돈을 챙겼다. ④폭탄 매도세에 오르던 주가가 한순간에 떨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과 일반 투자자들이 보는 구조다. 일부 운영자는 외부세력과 결탁해 특정 주식을 매도하는 동시에 회원들에겐 매수를 추천하면서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의 매도가를 높이기도 했다.

리딩방 운영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만큼 피해 규모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조사결과, 특정 리딩방 운영자는 여러 개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동시에 운영했고 많게는 한 대화방에 300여 명 이상이 참여했다. 유튜브 채널을 창구로 활용한 리딩방 운영자의 경우, 수천 명의 구독자에게 피해를 입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 중인 리딩방 운영자들은 주식 리딩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신 분이라면 알 만한 사람들"이라며 "추가 증거확보를 위해 이름을 공개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리딩방 가입시 주의를 당부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에 적발된 선행매매 사례처럼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리딩방 운영자의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한 피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주가변동을 목적으로 한 시세조종성 주문·제출에 동참하면 주가조작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리딩방 관련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수사기관 이첩 등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민생 침해금융범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강도 높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